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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천지에 괴수가 산다? 백두산 ‘알쓸신잡’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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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남북 정상 등반 계기로 알아본 백두산 이모저모



남북 정상이 20일 백두산에 함께 올랐다.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남북한 모두에서 ‘민족의 영산’으로 여겨지는 산이다. 앞으로는 ‘평화의 산’으로 불릴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동반 등반을 계기로 우리가 백두산에 대해 알아야 할 4가지를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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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은 어떤 산?

한반도에서 가장 높다. 높이를 재는 기준이 달라 남한에선 2744m, 북한에선 2750m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이 1947m다. 화산 폭발 때 용암이 잘게 부서져 쌓인 흰색의 부석(浮石)이 꼭대기에 얹혀 있어 ‘희다’는 뜻의 백두(白頭)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중국에선 장백산(창바이산)이라 부른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병사봉(북한에선 장군봉이라 부른다)이고, 2500m가 넘는 봉우리 16개가 칼데라 호수인 천지를 품고 있다. 천지는 넓이 9.18㎢로, 평균 수심이 213m에 이른다. 천지의 물이 흘러 장백폭포와 온천을 형성한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이 천지를 지난다. 16개 봉우리 가운데 9개는 북한령, 7개는 중국령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춥고 기후 변화가 심한 곳이다. 1월 평균기온이 영하 20도 이하이고, 고도가 높은 곳은 영하 40~50도를 기록하기도 한다. 7월에도 평균기온이 10도 아래다. 눈과 구름, 안개, 강풍이 많고 천둥도 자주 쳐 연간 50회 정도 벼락이 떨어진다. 하루 동안에도 날씨가 변화무쌍해 현지 여행 안내인들은 ‘백 번 올라서 천지를 두 번 보기 어렵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기본 산줄기다. 백두산은 단군 신화의 무대로 묘사되는 등 예로부터 영산으로 여겨졌는데, 오히려 근대 이후 민족주의 의식이 반영되면서 ‘민족의 영산’이라는 의미가 더 부여됐다. 일제 강점기 때 항일 전승지이고, 북한에서는 ‘백두 혈통’이라는 말에서 보듯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관련 기사 : 김정은, 사실 그도 백두산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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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역사에 기록된 가장 큰 폭발은 946년에 있었다. 화산재가 일본까지 덮었을 정도로 큰 규모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이다. 2017년 국제 공동 연구팀이 낙엽송 화석의 나이테를 이용해 이 폭발 시기를 정확하게 산출해 냈다.

2002~2005년에 8000여 차례의 작은 분화가 이어지는 등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은 계속 눈길을 끌고 있다. 2016년에는 북한 과학자들이 외국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백두산 지하에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 미국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했다. 천지 아래에 서울시 넓이보다 2배 큰 용융(고체 물질이 가열되어 액체로 변하는 현상) 암석이 존재하며, 이 암석이 점점 많아져 지표 근처에 이르면 결국 폭발해 흐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연구진은 폭발 가능성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과학계에서는 백두산 분화 가능성 등을 조사·연구하기 위해 남북이 함께 과학기지를 건설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남북은 2007년 12월 남북 정상회담 후속회의에서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 등에 합의했지만,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하면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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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에 괴수가 산다?

중국에서는 연례행사처럼 ‘백두산 천지 괴수 출몰설’이 나온다. 관광객들이 천지에서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헤엄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장과 함께 사진이나 동영상이 외신을 통해 거의 매해 보도되고 있다. 관광객을 끌기 위해 꾸며낸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북한이 1960년대 이후 천지에 풀어 놓은 산천어를 괴물로 착각한 것이라는 얘기까지 다양한 주장이 제기된다. 과학적으로 ‘괴수설’을 확인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2016년 서울방송(SBS) <물은 생명이다> 탐사팀이 백두산을 찾아 수질 정밀검사를 했고, ‘도저히 추워서 큰 괴물의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백두산 천지에 괴물 있다! 없다?)

■ 백두산 관광은 어떻게?

백두산 관광 코스는 동서남북 네 곳이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진 뒤 중국에서 들어가는 북파, 서파, 남파 코스로 백두산 관광을 할 수 있게 됐다. 동쪽은 북한 쪽에서 올라가는 코스로, 아직까지는 갈 수 없다.

관광객의 70%를 차지하는 북파 코스는 가장 먼저 개발된 곳으로 차량을 타고 천지까지 들어갈 수 있다. 천문봉 아래 천지와 장백폭포, 온천 지대를 관광한다. 서파는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간 뒤 걷는 코스다. 계단 1442개를 올라가야 하나 완만한 고산지대를 이루고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고 가마꾼도 있다. 정상인 청석봉 아래에 중국과 북한의 37호 경계비가 있어서 ‘허가’ 없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백두산은 6~9월 외에는 춥고 눈이 많이 쌓여 있어 대부분 여름철에 관광한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함께 한 길은 인근 삼지연 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가량 이동한 뒤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오르는 코스였다. 장군봉에서 천지까지는 약 1.5㎞ 정도인데 중국 쪽 서파 코스처럼 2000여개의 돌계단이 조성돼 있고, 곤돌라를 타고 갈 수도 있다. 두 정상은 곤돌라를 이용했다. 날씨는 화창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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