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故 백남기 2주기 추모식]친구들 “나의 벗, 운동권에도 참 드문 사람” 애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19일 중앙대학교 의혈탑 앞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교내 추모식이 처음으로 열렸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교 중앙대서 추모식…지인ㆍ후배 등 ‘애도’

-“고인에 없던 것 세가지…지갑ㆍ휴대폰ㆍ양복”

-“굴곡진 현대사 속 귀감되는 흔치 않은 사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 고 백남기 농민의 2주기를 기리는 추모식이 19일 모교인 중앙대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생전 고인의 벗이었던 이명준 씨, 이용우 씨를 비롯한 학우들과 후배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억했다.

‘재학생 추모 모임’은 이날 낮 12시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의혈탑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고인의 지인과 후배들을 모아 애도의 자리를 마련했다.

헤럴드경제

[19일 중앙대학교 의혈탑 앞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의 교내 추모식. 고인의 벗이었던 이명준 씨가 추모 발언을 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학시절 고인과 함께 학생운동에 나섰던 이명준 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농촌으로 내려가 노동운동보다도 어렵다고들 하는 농촌운동에 투신한 게 백남기의 삶”이라며 “우리 굴곡진 현대사를 돌아보면 귀감이 되는 어른이 많지 않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백남기의 삶을 이 시대의 귀감으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경찰들과 대치하며 고인의 빈소를 지켰던 이용우 씨도 참석했다. 이 씨는 “백남기에게 없는 것 세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지갑, 둘째는 핸드폰, 셋째는 양복이라더라”며 “돈 욕심 없이 농촌 운동에 투신했고 갖춰입어야 할 때도 양복이 아닌 한복으로 차려입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고인이 된 할아버지 대신 백 씨의 손주들에게 장난감을 한가득 선물하며 할아버지의 빈 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주고 싶었다고도 덧붙였다.

고인의 지인들과 더불어 후배들도 추모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명화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학생회장은 “2015년 고인의 죽음을 통해 피땀 흘려 일군 민주주의 국가라도 당장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선배가 이루고자 했던 꿈은 무엇이었냐”고 묻는 편지를 낭독했다.

재학생 추모 모임은 이본 추모식을 계기로 향후 고인을 기리는 행사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추모식은 지난 8월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고 백남기 농민을 향한 살수는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후에야 모교 교내에서 처음 열렸다. 조사위는 앞서 “경찰이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하고 인권을 침해한 사실을 인정한 심사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을 발표하고, 피해자 가족과 협의해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kacew@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