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스마트폰? 노트북 입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터치식 키보드, 전자펜 탑재, 화면 테두리 없는 디자인, 숨었다 나타나는 카메라….

최신 노트북들이 스마트폰의 신기술을 속속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컴퓨터에 맞먹는 최대 1테라바이트(TB)의 저장 공간과 강력한 문서 편집 기능·대화면을 바탕으로 태블릿을 넘어 노트북 시장까지 넘보자 빠르게 변신에 나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1020세대가 점차 노트북의 주력 소비자층으로 떠오르면서 그들에게 익숙한 문법을 적용하려는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이들은 텍스트보다 동영상, 타이핑보다 터치가 더 익숙한 세대다.

연간 세계시장에서는 1억6000만대 안팎의 노트북이 팔린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노트북 판매량은 4108만대로 작년 대비 2.8% 증가했다. 전 분기보다는 10.2%가 늘었다.

노트북도 듀얼 스크린·전자펜이 대세

다음달 초 출시하는 레노버의 '요가북C930'은 마치 스마트폰처럼 '터치식 키보드'를 탑재했다. 노트북을 펼치면 키보드가 있어야 할 자리에 10.9인치짜리 큼지막한 전자잉크 화면이 달려 있다. 위 화면에서는 동영상을, 아래 화면에서는 전자책을 보다가 입력이 필요할 때는 전자펜이나 가상 키보드를 이용한다. 입력보다는 보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것이다.

조선비즈

(위에서부터) 노트북 화면을 360도로 꺾을 수 있고 전자펜까지 탑재한 삼성전자의 ‘노트북 펜’. 화면 테두리를 최소화하고 키보드 속에 카메라를 숨긴 화웨이의 ‘메이트북X프로’. 키보드 대신 두 개의 터치 화면을 탑재한 레노버의 ‘요가북C930’ 노트북. /각 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이수스의 '젠북프로15 UX580'은 노트북의 마우스 터치패드 부분에 마치 스마트폰과 같은 컬러 터치 화면이 대신 장착돼 있다. 노트북 큰 화면으로는 업무를 하면서 작은 화면으로는 동영상을 보거나 소셜미디어·이메일을 확인하는 멀티태스킹(동시 작업)이 가능하다. 애플 '맥북프로'도 키보드의 기능키(F1~F12)를 없애고 그 자리에 다양한 보조 정보를 컬러로 보여주고 또 터치 입력도 가능한 길쭉한 '터치 바(touch bar)'를 달았다. 이는 LG전자가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 중인 보조 화면 '세컨드 스크린'과 비슷한 개념이다.

대화면 스마트폰에 속속 탑재되고 있는 전자펜은 이제 노트북에도 기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트북펜', 휴렛팩커드(HP)의 '스펙터'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제조사들이 노트북용 전자펜을 장착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친숙한 젊은 세대가 핵심 소비자층으로 떠오르면서 키보드뿐만 아니라 터치, 전자펜 입력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이다. 이제 대학교 강의실에서는 볼펜·종이 노트 대신 전자펜으로 노트북에 필기하는 학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화면 꽉 채운 디자인, 숨은 카메라

테두리 없이 화면을 꽉 채우는 것도 최신 노트북 트렌드다. 화면 테두리 두께를 5~7㎜대로 줄여 제품 크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화면만 시원하게 키운 것이다. 대만 에이서가 이달초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선보인 '스위프트7'은 화면 비중이 92%, 화웨이의 '메이트북X프로'는 91% 수준이다. 요즘 노트북들은 '슬림(slim)', '신(thin)' 등의 콘셉트를 앞세워 제품 자체 두께뿐 아니라 화면 테두리마저 얇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노트북 화면이 커지면서 테두리 상단에 달렸던 카메라도 위치를 옮기거나 아예 숨기는 추세다. 카메라 해킹에 따른 사생활 유출을 방지하려는 차원도 있다. 화웨이는 노트북 카메라를 키보드의 F6와 F7키 사이에 숨겼다. 카메라 그림이 그려진 이 키(Key)를 누르면 카메라가 쏙 튀어나온다. 레노버는 카메라 앞에 여닫이식 커버(cover)를 달아 필요할 때만 열고 쓸 수 있게 했다. 카메라를 숨겼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것은 최근 중국의 오포·비보가 스마트폰에서 선보인 '슬라이딩·팝업 카메라'와 비슷한 방식이다.

심지어 스마트폰·태블릿에 적용됐던 LTE(4세대 이동통신) 유심이 내장된 노트북도 등장했다. 와이파이(근거리 무선통신)를 찾을 필요 없이 아예 스마트폰처럼 모바일 데이터를 쓰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시장이 점차 포화되면서 경쟁 제품인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특징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형 노트북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