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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인이 좋아하니 씨 마르는 자단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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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에 자단나무 가구 인기, 수입 10년 동안 20배 급증

조선일보

나무를 자를 때 배어 나오는 장미향으로 '로즈우드(rosewood)'로 불리는 자단(紫檀)나무〈사진〉의 멸종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짙은 붉은빛이 감도는 나뭇결과 단단한 재질 때문에 중국 상류층이 선호해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중국인이 좋아하면 씨가 마른다'는 말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상류층에서 자단나무로 만든 가구가 인기를 끌면서 자단나무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자단은 나무가 단단해 가공하기 까다롭지만 나뭇결이 아름다워 가구나 고급 악기를 제작하는 데 쓰인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에도 고위층의 가구를 만드는 데 쓰였다. 그러나 자단나무는 1㎝ 자라는 데 몇 년이 걸릴 만큼 매우 천천히 자라 희소성이 높다.

중국 상류층에는 이런 희소성이 매력이다. 중국 가구 제조사들은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중국 안의 자단나무를 불법으로 벌목해 왔고, 공급이 줄자 스리랑카·인도·캄보디아·아프리카 등 몇 안 되는 자단 서식지로 눈을 돌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수입한 자단나무가 2005년부터 10년 동안 20배 증가했다. 비영리단체 환경조사국(EIA)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거래되는 자단나무 목재의 40~50%가량이 서아프리카에서 수입되고 있다.

글로벌 환경보호단체는 중국으로 들어가는 자단의 상당 부분이 공식 무역 루트를 거치지 않고 밀반입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에서 자단 밀벌목꾼들과 감시단 간에 총격전이 벌어지며 논란이 됐다.

UN까지 나서 자단나무의 멸종을 막기 위해 국제협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에는 불법 벌목을 막을 법적 규제가 미흡하고 자단을 다른 목재인 것처럼 둔갑시켜 수입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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