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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요즘 것들의 pick] 龍 문신은 가라… 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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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에 아내의 얼굴 새긴 조현우, 부모님 모습 새긴 유튜버 밴쯔 등

얼굴 그려넣는 초상화 타투 인기… 반려견이나 자신의 얼굴 그리기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수문장 조현우(27)의 오른팔에는 관중의 시선을 잡아끄는 문신이 있다. 아내의 얼굴을 그대로 새긴 '초상화 타투'다. 거미 같은 손으로 상대 골잡이들의 공을 막아낼 때면 팔에 새겨진 아내의 얼굴에 승리의 키스를 건넨다. 조현우는 "사랑하는 아내를 내 몸에 새기고 싶었다. 경기할 때마다 아내가 함께 있는 것 같아서 늘 힘이 된다"고 말했다.

얼굴을 몸에 그려넣는 초상화 문신이 인기다. '조폭'의 상징처럼 여겨온 무시무시한 용·호랑이 문신과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부모님·아내·자녀 등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이다. 좌우명·이니셜을 새긴 레터링 타투와 별·꽃 같은 간단한 그림 타투가 인기를 끌다 사람 얼굴을 새기는 것으로 진화했다.
조선일보

유튜버 밴쯔는 ‘부모님을 모시겠다’는 의미로 어깨에 부모님 젊었을 적 모습을 문신으로 새겼다(왼쪽부터). 최영씨는 반려견 얼굴을 그대로 본떠 문신했고, 골키퍼 조현우는 오른팔에 아내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타투이스트 Wally 인스타그램·독자 최영·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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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구독자 수 280만이 넘는 '먹방' 유튜버 밴쯔(28)는 자신의 왼쪽 어깻죽지에 부모님 얼굴로 문신을 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모님이 30대 초반 제일 멋지고 아름다우셨을 때 모습을 심장 뒤편 등 쪽에 새겼다'며 '어릴 땐 저를 업어주셨지만 이제는 제가 모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사진에는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 멋있다'는 긍정적 댓글이 달리며 1만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여성 래퍼 치타(28)도 왼팔에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새겨넣었다. 한 방송에서 치타는 "(래퍼로) 이름을 알리기 전에 돌아가셔서 무대에 서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보셨다"며 "내가 (무대에서) 보고 있는 걸 (아버지도) 함께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새겼다"고 말했다.

가족만 그리는 건 아니다. 닮고 싶은 멘토, 반려견까지 초상화 타투의 대상이다. 홍대 인근에서 타투이스트로 일하는 박주현(24)씨는 "부모님뿐 아니라 마이클 잭슨, 김구 등 자신의 롤모델을 새기는 사람도 꽤 있다"며 "최근에는 반려견을 그려 달라고 하는 손님이 가장 많다"고 했다. 가수 슬리피(34)는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 얼굴을 팔에 그려 넣은 사진을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최영(29)씨는 유기견을 입양한 뒤 강아지 얼굴을 팔에 새겼다. 최씨는 "반려견과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서 문신으로 그렸다"고 했다. '자기애가 넘친다'는 직장인 강명진(29)씨는 청춘을 기록한다는 의미로 오른쪽 어깨에 자기 얼굴을 새겨 넣었다.

초상화 문신은 일반 레터링 타투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2~3배 많이 든다. 서울 건대 입구에서 타투이스트로 일하는 최은지(25)씨는 "보통 1㎝에 1만원부터 시작하는 레터링 타투와 달리 초상화 타투는 크기에 따라 20만~100만원까지도 든다"고 말했다. 손바닥 크기(7㎝×7㎝) 기준으로 20만원 정도 하고, A4 용지 절반 크기(20㎝×15㎝)는 50만원 정도 한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일반 레터링 타투는 1시간 정도면 시술이 가능하지만 초상화 타투는 3시간 이상이 기본이다. 최씨는 "사람의 얼굴인 만큼 문신을 새기기 전 타투이스트와 신중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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