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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천경자·유영국, 나란히 최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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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옥션 경매서 20억·6억에 낙찰… 백남준 작품도 나왔지만 유찰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 천경자(1924~2015)와 유영국(1916~2002)이 본인의 작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경매에 출품된 천경자의 1978년작 '초원Ⅱ', 유영국의 1959년작 'Work'가 각 20억원, 6억원에 낙찰됐다. 모두 대형 작품으로, 이번 경매 시작가는 각 19억원, 5억6000만원이었다.
조선일보

19일 20억원에 낙찰돼 기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천경자의 ‘초원Ⅱ’(105.5×130㎝). /K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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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초원의 치타·얼룩말·사자 등과 코끼리 위에 엎드린 나체 여인을 담아낸 천경자의 '초원Ⅱ'는 K옥션의 2009년 경매 당시 12억원에 낙찰된 작품으로, 10년 만에 그림값이 8억원 뛰었다. 천경자의 기존 최고가 작품은 2016년 낙찰된 1962년작 '원'(17억원)이었다. 1966년작 '춘우'가 지난해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 시작가 15억원으로 출품됐으나 유찰된 바 있어 이번 경매는 기록 경신 여부로 관심이 쏠렸다.

이 그림은 활달한 원색 배열을 통한 시각적 쾌감이 넘치는 작품이다. 작가는 외국을 여행하며 해외 풍물화를 여럿 남겼고, 이 같은 '창작 여행'에서 원색의 순수미를 습득했다. 평화로운 풍경과 달리 여인은 고개를 코끼리 등에 파묻고 있어 얼굴을 볼 수 없는데, 대중의 관심 속에서도 꾸준히 고독했던 작가의 분신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인도' 위작(僞作) 논란 이후 천경자에 대한 관심도와 그림값은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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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6억원에 낙찰된 유영국의 ‘Work’(97×162.2㎝). /K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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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미술 대가로 꼽히는 유영국의 'Work'는 노랑·빨강·파랑 삼원색의 조화, 단순화한 산의 기하학적 형태, 표면의 두꺼운 재질감 등 작가 특유의 화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2008년 낙찰된 1960년대작 '무제'(5억원)의 최고가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12일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유영국의 1976년작 'Work'가 20여 차례 경합 끝에 시작가의 약 4배인 1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지난해까지 열린 탄생 100주년 전시, 최근 서울 국제갤러리 개인전 등의 재조명이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1989~1991년작 '나의 파우스트―교통' 역시 경매 시작가 7억8000만원으로 출품돼 최고가 기록 경신이 기대됐으나 유찰됐다. 백남준의 기존 최고가 작품은 '수사슴'(6억6000만원)이다. 현재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는 김환기(1913~1974)의 1972년작 전면점화 '3-Ⅱ-72 #220'이 보유한 85억3000만원이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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