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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블록체인 손잡으면 시너지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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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이사장(66·사진)은 '파란 눈의 한국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적인 지한파 미국인이다. 한국에 40년 가까이 거주한 데다 한국말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암참 이사장으로서 한미 양국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면서 얻은 식견이 깊고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그는 최근 블록체인 콘퍼런스를 직접 개최했다. 존스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가상화폐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며 한국과 미국이 블록체인을 매개로 동반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규제안을 시급히 마련해 블록체인 관련 인재들이 싱가포르 등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존스 이사장이 가상화폐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근거는 기술에 대한 신뢰다. 지금까지 등장한 첨단기술이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두 세상을 바꿔놓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나는 휴대폰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며 "10년 뒤에는 블록체인이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모든 생활에 따라다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우버를 예로 들면서 "공유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혼란을 만들어내고 피해를 본 노동자들이 시위를 했지만 파괴적 혁신을 야기해 전 세계인의 일상생활을 바꿔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블록체인 확산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라며 "나이키, 피앤지와 같은 일반 회사도 블록체인을 활용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자금 세탁, 외환 유출 등 가상화폐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우려에도 공감을 표했다. 존스 이사장은 국제변호사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가상화폐를 아무도 모르게 사고팔 수 있는 것이 문제"라며 "거래 자체를 규제로 제한하기보다 거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래 기록을 보관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등 제도권으로의 포용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존스 이사장은 이를 위해 세 가지 보완책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승인 절차 신설이다. 그는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처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면 투자자 보호에 허술하거나 해킹에 취약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승인 규정을 신설해 투자자 보호와 함께 가상화폐 거래소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거래 내역 신고 체제 구축이다. 그는 "신용카드는 해외에서 사용해도 한국 세무서에 거래 기록이 포착되는 것처럼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세금을 부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에 필요한 제도적인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연계해 계좌를 취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하고 싶은데 정부 당국 눈치를 보느라 못하고 있다"며 "적절한 규정을 만들어서 가상화폐를 거래하도록 해줘야 관련 자산에 대한 국외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스 이사장은 최근 논의되는 규제에 대해서도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첨단기술에는 특정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효과적"이라며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실험을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어야 기술을 활용한 진정한 혁신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상화폐 정책을 명확하게 정립해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블록체인 인재의 국외 유출을 막을 것을 한국 당국에 권고했다.

존스 이사장은 한국과 미국의 동반 발전에 블록체인을 매개체로 활용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한국의 우수한 정보기술(IT) 인재와 미국 시장을 합하면 막대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싱가포르 카페에 가면 한국인, 중국인, 미국인이 모여 블록체인을 얘기하는 목소리만 들린다고 한다"며 "미국 정부도 현재 한국 정부와 비슷한 점을 우려해 블록체인의 개발 속도가 늦기 때문에 한국이 환경만 잘 구성하면 우수한 인력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야말로 한미 양국에 있어 블록체인으로 협력하는 데 최적기라는 조언이다.

[김용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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