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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류현진의 직구, 가을야구서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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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전 7이닝 무실점 직구 중심 공격적인 피칭
로버츠 감독 "빅게임 투수" 포스트시즌 선발에 힘실어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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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다. 류현진(31.LA 다저스)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서 5승째를 따냈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로키스를 반 게임차로 누르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복귀했다. 최근 4일 동안 두 팀은 1위와 2위를 두 번씩 번갈아 가면서 차지했다.

우선 1회 초 선두타자 찰리 블랙몬. 이 타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비행기의 진로를 좌우하는 방향타 같다. 볼카운트 2-2에서 때린 5구째. 92마일(148㎞) 직구였다.

잘 맞은 타구였다. 유격수 마차도가 빠른 타구를 백핸드로 건져 스로잉. 이 타구가 안타가 되었더라면 류현진은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다. 3번 놀란 아레나도, 4번 트레버 스토리 등 천적타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투수는 첫 타자에게 직구를 던져 안타를 맞으면 혼란에 빠진다. 자신의 공에 확신을 가지기 힘들게 된다.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지고, 볼넷이 많아지기 쉽다. 반대로 직구가 통한다 싶으면 공격적이 된다.

류현진은 이날 총 93개의 투구 가운데 36개(39%)의 직구를 던졌다. 빠른 공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컷 패스트볼도 33%나 됐다. 직구이거나 직구에 가까운 구종을 72%나 던졌다. 매우 높은 수치다. 93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3개였다. 공격적인 피칭이었다.

두번째는 7회 초 6번 이안 데스몬드 타석. 1사 1루. 8-0의 스코어였으니 별 의미 없는 타자라고? 아니다. 류현진에게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닌 타자였다. 류현진은 부상으로 오래 마운드를 떠나 있었다. 올 시즌을 마친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가을 야구를 치를 공산이 높은 다저스의 입장에서나, FA 선발 투수에게 지불할 거액의 수표를 손에 쥔 다른 팀의 관점에서 볼 때 류현진의 내구성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과연 7이닝을 혼자서 처리할 수 있을까. 힘이 빠진 상태서도 이닝을 마무리할 요령이나 뒷심을 가졌나.

볼 볼 볼. 류현진은 힘에 부친 듯 보였다. 그 순간 다저스 불펜이 부산해졌다. 노 스트라이크 스리 볼에서 두 개의 스트라이크. 데스몬드는 6구째를 때렸다. 90마일(145㎞) 직구였다. 2루수와 유격수, 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

첫 타자에게 던진 직구와 마지막 타자에게 던진 직구는 3㎞의 차이를 보였다. 올 시즌을 끝내고 류현진이 FA 시장서 대박을 터트린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개의 직구였다.

경기 직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는 항상 빅게임 투수였다(He's always been a big-game pitcher)"고 밝혔다. 두 개의 단어가 눈에 띄었다. 항상(always)과 빅게임(big-game)이었다. 이로써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 등과 함께 선발로 나설 게 확실시 된다.

류현진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평균자책점 2.18. 특히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선 1.29다. 지난해 류현진은 가을야구에 출전하지 못했다. 로버츠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었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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