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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르포] "붉은 불개미 확산 막아라"…추석 앞두고 방역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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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150개 설치…인근 주거지까지 범위 넓혀 개미 차단조치

오후부터 훈증소독…주민 "개미 있는지 자꾸 바닥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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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불개미 방역 작업 현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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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불개미. [연합뉴스TV]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자동차 바퀴에 개미가 옮겨붙는다고요."

19일 붉은 불개미 군체가 나온 대구 아파트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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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지옥된 아파트 공사장
sunhyung@yna.co.kr



작업을 중단한 공사장 곳곳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계속해서 "개미"를 외쳐댔다.

전날 이곳에서는 붉은 불개미 여왕개미 1마리, 공주개미 2마리, 수개미 30마리, 번데기 27개, 일개미 770마리 등 830여 마리가 발견되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환경 당국은 오전부터 개미가 나온 두 지점에 15㎝ 크기 플라스틱 트랩 150개를 바닥에 심었다.

6개 구멍이 있는 트랩에는 개미를 유인하기 위한 먹이와 부동액, 알코올을 섞었다.

오후에는 인근 주거지까지 범위를 넓혀 반경 2㎞에 트랩을 설치한다.

방역 작업에 나선 김동언 국립생태원 박사는 "주거지를 직접 보고 개미가 서식할 만한 장소에 트랩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주로 풀밭, 공원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미가 발견된 중국산 조경용 석재에는 틈새마다 초록색 테이프를 붙였다. 그 위에는 연무 연막 작업을 위해 파란색과 초록색 천막을 이중으로 덮었다.

오후 1시부터 훈증 소독을 하며 6시간 일대 통행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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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불개미가 나온 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붉은 불개미가 나타나자 주민은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공사장 앞에 앉아있던 김모(81·여) 할머니는 "길을 가다가 다리가 불편해 어쩔 수 없이 앉았는데 혹시 개미가 있는지 자꾸 바닥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사장은 대로를 하나 두고 150m 거리에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다.

어수선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상인들은 붉은 불개미가 나왔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 채 일상을 유지했다.

한 상인은 "단순히 대구에 나타났다는 뉴스만 들었다"며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고 방역에 대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붉은 불개미로 공사장 작업이 중단되자 현장 근로자들의 볼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작업자는 "원칙대로 신고도 다 하고 채집 협조도 다 하는데 공사가 중단돼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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