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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양낙규의 Defence Club]남북, 북한 상공비행도 합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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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개량형 백두정찰기는 3000억원을 투자해 프랑스 다소사의 항공기인 팰콘2000 기종을 들여와 대한항공에서 동체를 개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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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정상회담 둘째날 일정을 통해 육해공 무력충돌 방지 합의를 어느 수준까지 이끌어 낼지가 관심이다. 남북간 합의가 무난히 이뤄질 경우 비행제한구역(NFZㆍNo Fly Zone) 설정 방안도 추가로 논의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전력철수와 정찰비행금지를 요구할 경우 우리 측이 화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오전 10시경 추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며 "두 정상간 합의가 어떻게 이뤄질지 지금은 예측하기 어렵다. 결과발표도 예정은 돼 있지만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에서는 DMZ(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 철수, 공동경비구역(JSA)비무장화, 공동유해발굴을, 해상과 관련해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를 논의해야 한다. 군안팎에서는 GP 철수는 1대1 숫자 개념이 아니라 구역별 개념으로 어느 정도 남북이 일치를 봤다는 관측이다. 또 JSA 비무장화 의제는 남북 군 당국이 이미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룬 바 있어 상징적인 차원에서 합의문에 담길 수 있다. 이어 JSA 비무장화가 진전될 경우 무장해제만이 아니라 경비 인원들의 축소 문제, MDL을 중심으로 한 자유 왕래 문제 등도 해결될 수 있다.

▲비행제한구역 해제될까=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남북은 비행제한구역(NFZㆍNo Fly Zone) 설정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행제한구역은 남북한 군용기가 비행을 하지 못하도록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일정 구간을 제한구역으로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발한 이후 정부는 같은 해 5월 24일 '북한 영공 통과 전면 금지' 조처를 내렸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2321호는 북한에서 출발한 모든 항공기의 화물 검색을 의무화한다. 이와 별도로 북한 국영 고려항공은 한국과 미국의 독자 제재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이 제재로 민항기 피해는 커졌다. 지난 1998년 4월 이후 서울~미주 노선 등을 운항해온 국적 항공기는 북한 영공을 통과할 수 없게 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가 캄차카 항로(러시아 극동항로) 대신 일본으로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하면서 미주노선이 30분 지연됐다. 연간 운영 비용은 외항사보다 평균 150억원이 더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도 회당 80만원 수준의 영공통과료를 받지 못하게 됐다. 과거 국적기와 외국 항공사들은 북한에 연간 30억원에 해당하는 외화를 지불했다.

'P-518 한국전술지대'라고 불리는 휴전선 비무장지대 상공의 해제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이 곳은 '비행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있어 민항기는 휴전선 상공을 비행하지 못한다. 비행제한구역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 유엔군 사령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비행제한구역 더 넓히자는 북= 북측은 비행제한구역 해제 대신에 군사분계선 양쪽으로 40~60㎞까지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도 있다.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 남쪽 5마일(8㎞)까지 비행금지역구역을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북측에서 비행금지구역을 40~60㎞로 확대하자고 제안할 경우 우리 군의 정찰비행구역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비행금지구역이 넓어지면 정찰기들의 대북 영상정보 획득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정찰자산으로는 금강ㆍ백두(RC-800), 새매(RF-16) 정찰기가 있다. 금강과 새매는 영상정보를, 백두는 신호정보를 각각 수집한다. 금강ㆍ백두(RC-800)는 공군 15전투비행단에, 새매(RF-16) 정찰기는 공군 19전투비행단에 각각 배치되어 있다. 금강ㆍRF-16 정찰기는 MDL 이남 지역 상공을 비행하며 북한의 남포에서 함흥을 연결하는 지역까지 영상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공군은 또 공군 항공정보단을 지난해 12월 창설했다. 공군은 전대급인 기존 정보부대를 전단급으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항공정보단은 공군이 내년과 2019년 2대씩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글로벌호크가 수집한 북한 정보를 정밀 분석하게 된다. 항공정보단은 정보감시정찰부와 운영계획처를 두고 예하에 영상정보생산대대, 표적정보생산대대, 감시정찰체계대대, 전자정보생산대대 등을 거느리게 된다. 또 무인정찰기 등을 운용해 24시간 정보감시태세를 유지하며 북한의 위협징후 등을 감시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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