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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벌어놓은 수원, 도전하는 전북… 먼저 떠는 팀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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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7시 ACL 8강 2차전…1차전은 3-0 수원 승

뉴스1

수원삼성과 전북현대가 ACL 8강 2차전에서 격돌한다. 앞서고 있는 수원도, 쫓아가야하는 전북도 냉정해야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K리그를 대표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이제 4강을 바라보고 있는 수원삼성과 전북현대가 8강 2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을 배경 위에서 2차전이 펼쳐진다.

지난달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8강 1차전은 원정팀 수원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안방에서는 더더욱 막강한 전북에게 수원이 3골이나 뽑으면서, 동시에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결과는 짐작할 수 없었던 시나리오다.

당시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여러모로 뒤숭숭한 상황이었다. 어려움을 딛고 자신들도 놀랐을 대승을 챙겼다. 전북은 수비진의 기둥 김민재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 등으로 다소 누수가 있었으나 그래도 3점차 완패는 믿을 수 없었다. 충격에 가까웠다.

아무리 변수를 감안해도 수원이 많이 유리하다. 아마 다른 매치업이었다면 흥미가 크게 떨어졌을 상황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흥미로운 공기가 감돌고 있는데, 그 대상이 '닥공' 전북이기 때문이다. 워낙 뛰어난 공격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전북은 충분히 3골, 4골을 뽑아낼 수 있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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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 많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가 '닥공' 전북이라 예측이 조심스럽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News1


실제로 최근 연거푸 입증했다. 전북은 지난 2일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리그 2위 경남과의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15일에는 안방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4-0으로 초토화시켰다. 제주는 지난해 2위 팀이다.

이런 상황이라 넉넉하게 벌어놓은 수원도 짐짓 긴장하는 눈치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펼쳐진 공식기자회견에서 "큰 경기를 앞두고 있어 떨린다"는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이제 막 지휘봉을 잡은 지도자도 심장이 쿵쾅거릴 상황이다.

ACL 4강이 보이는 상황이라는 것도 흥분지수를 키우지만, 혹여 이 넉넉한 격차를 지켜내지 못하고 뒤집어지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불안감도 들 수 있다. 이병근 감독과 수원 선수들이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후자다. 일단 이 감독대행은 "수비만 하지 않겠다"고 정상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 2골 내주더라도 1골을 넣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괜히 꼬리 내리면 죽도 밥도 아닐 수 있다.

전북도 경계해야할 것은 두려움이다. 일단 산전수전 다 겪은 최강희 감독은 홀가분한 도전을 선언했다. 최 감독은 "우리는 늘 쫓기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도전해야 하는 경기"라면서 "우리는 완벽하게 준비했다. 3골이 부담되지만 축구는 3분 만에도 3골을 넣을 수 있다"며 닥공의 수장다운 출사표를 던졌다.

관건은 조급함이다.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지지 않으면 전북도 쫓길 수밖에 없다. 자신들을 믿지 못한 채 마음만 급해지다 수원의 역습에 한방 얻어맞으면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떨어질 수 있다. 최 감독이 "선제골이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인데, 전북 선수들도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해야한다.

90분 동안 3골을 지켜야하는 수원도 그 시간 내에 3골을 따라가야 하는 전북도 선뜻 '자신'을 이야기하기 힘든 경기다. 지금 확실하게 내릴 수 있는 전망은, 먼저 떠는 팀은 승리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 정도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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