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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국민들 오죽 굶었으면…스테이크 먹다 혼쭐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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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궁전에서 열린 정부행사에 참석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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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터키의 유명 식당에서 고급 스테이크로 식사를 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AFP 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터키의 유명 셰프 누스레트 고크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3개의 동영상이 곤궁한 베네수엘라인들에게 화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 동영상에는 고크제가 이스탄불에 있는 자신의 고급 스테이크 식당을 찾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 앞에서 고기를 자르는 장면 등이 나와 있다. 동영상에는 "일생에 한번 뿐인 순간"이라 말하는 마두로 대통령의 육성도 들어있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상자에서 시가를 꺼내 피웠다.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가 고크제의 얼굴이 있는 티셔츠를 들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동영상이 공개된 뒤 논란이 일었다.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물가 상승과 생필품 부족으로 고통받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인들이 경제난으로 쓰레기통을 뒤지고 고양이 등을 잡아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베네수엘라에서는 국민의 64%가량이 극심한 식품 부족으로 체중이 평균적으로 11㎏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2014년 이후 230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새로운 삶을 찾아 고국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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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시위에 나온 베네수엘라 사람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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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야권 지도자로 콜롬비아로 망명한 훌리오 보르헤스 전 국회의장은 트위터에서 "베네수엘라인들이 굶주리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국민한테서 훔친 돈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식당 중 한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생긴 뒤 고크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동영상을 지웠지만, 해당 동영상은 이미 유튜브 등 열 채널로 퍼진 상황이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당시 투자자금을 유치하려고 중국을 방문한 뒤 귀국하는 길에 고크제의 식당을 찾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귀국 후 방송 기자회견을 통해 "셰프가 개인적으로 우리를 환대했다"며 고급 레스토랑에 간 사실을 시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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