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종합]증시 거래시간 30분 연장 원상복귀…찬반 '팽팽'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거래시간 연장 효과 미미…근로강도만 높아져

투자자 편의 제고·글로벌 거래소 성장 발판 마련

탄력근무제 적용 등 업무 프로세스 개선 노력 필요

뉴시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2.02포인트(1.40%) 오른 2318.25에 마감하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96포인트(0.48%) 오른 834.91에 장을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 마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8원 내린 1116.60원에 마감했다. 2018.09.14. mangusta@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증시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 2년 만에 '원상복귀'를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효과가 미미한 데다 주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근로시간 연장의 부담을 덜자는 차원에서다. 반면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글로벌 거래소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 데다 업무 프로세스 개편을 통해 주52시간에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 연장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8일 국회에서 '증권노동자 장시간 노동시간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주식 거래시간 연장의 실효성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였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8월1일부터 증시 거래시간을 오전 9시~오후 3시에서 오전 9시~오후 3시30분으로 30분 연장했다. 당시 주식시장과 함께 외환시장 거래시간도 30분 연장됐다.

구기동 신구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투자자 편의와 글로벌 시장 연계를 위해 마감시간을 연장했지만 거래량이나 거래금액 증가에 대한 실질 효과는 찾기 어렵다"며 "경제 상황 진전과 삼성전자 액면분할 등 자연 증감을 고려할 경우 거래량이나 거래금액의 성장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거래시간 연장 직전 24개월과 연장 이후 24개월간 월평균 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 상장주식수는 15.1% 증가했으나 월평균 거래량은 9.95% 감소하며 월평균 거래량을 상장 주식수로 나눈 상장거래비율이 21.9% 감소했다. 코스닥은 상장주식수가 31.7%, 월평균 거래량은 30% 증가한 반면 상장거래비율은 되레 0.37% 소폭 감소했다.

그는 "거래시간의 연장이 거래밀도를 낮추며 거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마감시간 연장으로 시스템거래 및 차익거래 시간의 확대로 정보 획득에 취약한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 교수는 "증권거래는 거래 시간의 길이보다 시황에 크게 영향을 받고 국제거래시스템과 국내 시스템의 효율적 연계 구조에서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국내 자본시장의 시스템 개선, 국제 결제시스템과 커스터디 서비스를 확충해 거래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단순 거래시간 연장보다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 지부장은 "중국 동조화를 위한 거래시간 연장은 진단과 처방이 모두 잘못된 정책"이라며 "중국 등 아시아 증시와 거래시간 갭 축소에 따른 외국인 투자 유인 효과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외 사례에서도 증시 거래시간 연장은 매우 제한적이고 효과도 미흡하다"며 "로컬 산업경쟁력을 보유한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로 외환과 거래시간 추가 연장이 국가 경쟁력으로나 국내 금유우자산업 육성,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반드시 바람직하다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자 편의를 높이고 글로벌 거래소로 성장하는데 발판을 마련한 정책이므로 원상회복에 대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거래량, 거래대금 증가는 거래시간 연장의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 지표였다"며 "주52시간 근무는 근본적인 변화로 이에 맞춰 시간외 거래시간, 업무 프로세스, 증권사의 경영 및 업무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전산화하는 논의가 제일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오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보 역시 "중국시장과의 거래중첩시간 확대로 장 종료 후 발생한 해외 증시의 주가 변동에 대해 다음날까지 기다리지 않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즉시 대응할 수 있는 거래환경을 조성했다"며 "투자자들의 매매시간이 확대되고, 중국물 ETF의 괴리율이 큰 폭으로 축소돼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거래규모는 기업의 펀더멘탈, 금리, 환율, 물가, 경제 성장률과 같은 다양한 외부 변수의 복합작용의 결과물"이라며 "코스피 거래량만 볼 경우 감소했으나 이는 코스닥 활성화 및 ETF 간접투자 확산에 따른 거래가 분산된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신 거래소는 근로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종가 정보 분배 시간 단축 및 시가 단일가 시간 단축을 제시했다. 현재 거래소는 장 마감 이후 오후 4시10분에 주식 종가정보를 증권사 등에 제공한다. 주식선물·옵션 이외 파생시장 정보는 오후 5시30분에, 개별 주식선물·옵션 정보는 오후 6시10분에 분배하고 있다. 하지만 펀드평가와 직접 관련된 모든 종가 정보를 오후 5시에 일괄적으로 송신해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시가단일가 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도 업계 의견 수렴 및 금융위 협의를 거쳐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시가 단일가매매가 진행되고, 오전 7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개장 전 시간외 종가매매가 진행된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과도한 노동시간은 개선돼야 하고 필요한 정책 과제"라며 "다만 주식시장의 경쟁력 확보와 자본시장의 발전 차원에서는 최소한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증권시장의 잦은 제도 변경은 국내 투자자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권업 종사자의 적정한 근로시간 유지를 위해서는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근로문화의 개선 등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경영진과 종사자들이 회사 업무 프로세스에 대응한 유연한 탄력근무제를 적용하는 등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lgh@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