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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트럼프에 등 돌린 매너포트…'러시아 스캔들' 뮬러 특검에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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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너포트(69) 전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 14일(현지 시각) 두 가지 연방범죄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협조하기로 했다.

그동안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백을 주장하며 특검과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매너포트가 결국 뮬러 특검의 편으로 돌아선 것이다. ‘1호 기소 대상자’인 매너포트를 얻게 된 뮬러 특검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된 새로운 결정적 증거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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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너포트 전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 2016년 7월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가 러시아측 자금을 썼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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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포트는 이날 오전 미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우크라이나 컨설팅 업무와 관련된 세금사기 등 혐의 두 가지에 유죄를 인정하고, 그가 참여했고 내용을 알고 있는 모든 범죄 행위에 대해 정부에 정보 제공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에이미 버만 잭슨 워싱턴 연방지법 판사는 매너포트에게 "인터뷰와 심문에 응하고 문건을 제공해야 하며, 향후 사건에서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검찰은 이날 매너포트를 미국에 대한 모반·사법방해 혐의로 새로 기소했다. 범죄 내용이 담긴 검찰의 기소장은 피고의 동의가 있어야만 제출이 가능하다.

매너포트는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 전인 2007~2012년 우크라이나 집권 여당을 도와 미국 내 불법 로비를 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매너포트는 당시 총 18개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달 열린 1차 공판에서는 금융사기 등 8개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매너포트가 이날 유죄를 인정한 혐의는 2016년 미 대선 과정의 러시아 측 개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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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너포트 전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의 변호인 케빈 다우닝이 2018년 9월 14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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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포트의 변호인 케빈 다우닝은 매너포트가 가족들의 삶과 안전을 위해 특검과 협력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다우닝은 그러면서 "매너포트가 이날 인정한 혐의는 수 년 전에 일어난 일들에 관한 것"이라며 "모두가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매너포트의 유죄 인정 결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는 대통령이나 그가 승리한 2016년 대선 캠페인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전혀 관련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 대표 루디 줄리아니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너포트의 유죄 인정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트럼프 캠페인과 무관하다는 조사 결과가 이미 나왔다"며 "그 이유는 대통령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폴 매너포트는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했다.

미 주요 언론은 매너포트의 유죄 인정을 ‘뮬러 특검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매너포트의 유죄 인정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마지막 단계의 틀을 잡을 것"이라며 "(유죄 인정은) 매너포트의 항복이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너포트가 형량을 낮추기 위해 뮬러 특검에 협조하기로 한 결정은 놀라운 전개"라며 "매너포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뮬러 특검은 러시아 수사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사건의 증인을 얻게된 것"이라고 했다.

매너포트는 2016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함께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힌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인물이다. 당시 그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현재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너포트는 오는 24일 열린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17일에는 이날 혐의를 인정한 우크라이나 컨설팅 업무와 관련된 새로운 재판을 시작한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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