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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SLBM 쏠 수 있는 잠수함 보유국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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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3000t급 '도산안창호함' 진수

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6기 장착, 세계 15번째 독자설계… 1조 투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5번째로 독자 설계한 첫 국산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장보고 Ⅲ급)이 14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현재 우리 해군 잠수함의 주력은 1200t급(장보고 Ⅰ급) 및 1800t급(장보고 Ⅱ급) 잠수함들이다.

진수식을 앞두고 지난 12일 언론에 처음 공개된 도산안창호함은 우리 잠수함 중 처음으로 수직발사관(VLS) 6기(基)를 장착했다.

최대 사거리 1000㎞ 잠대지(潛對地) 순항미사일인 해성-3는 물론 현재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장착할 수 있어 기존 잠수함들에 비해 강력한 대북 타격력을 갖고 있다. 본격적인 SLBM을 장착하면 장보고 Ⅲ급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일본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 본격적인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은 SLBM을 쏠 수 있는 수직발사관을 탑재할 수 있어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건조 비용만 1조원이 들었다.

이날 진수식은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 전략"이라며 "강한 군과 국방력이 함께해야 평화로 가는 우리의 길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저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다음 주 평양에 간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했고 담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평화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 만들고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도산안창호함은 길이 83.3m, 폭 9.6m로 1800t급 잠수함(손원일급)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커졌다. 기존 1800t급과 마찬가지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춰 수중에서 2주 이상 지속적인 작전이 가능하다.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지만 특수부대원들을 더 태울 수도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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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안창호함은 시험 평가를 거쳐 2020년 12월 해군에 인도된 뒤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22년 1월에 실전 배치된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내부 전기 배선 공사 등이 당초 계획보다 7~12개월 늦어지게 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도산안창호함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전략무기로 간주되는 SLBM 6기를 장착한다는 점이다. 군 당국은 당초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3척을 도입하는 장보고 Ⅲ급 배치-1(1단계)에 탄도미사일 없이 잠대지(潛對地)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북극성-1형' 등 SLBM 개발에 따라 우리도 SLBM을 개발해 탑재하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군 당국은 2022년 실전 배치 목표에 맞춰 SLBM을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미 SLBM 지상 사출(射出)시험은 완료했으며 수중 발사시험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LBM 개발은 보통 지상 사출시험→수중 사출시험→실제 잠수함 사출시험의 단계를 거친다. SLBM의 최대 사거리는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800㎞로 제한될 것으로 알려졌다. SLBM은 잠대지 순항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빨라 요격하기 어렵고 위력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도산안창호함의 수직발사관이 원래 순항미사일 발사용으로 개발돼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보다는 직경, 즉 위력이 작은 것이 한계로 꼽힌다. 기존 순항미사일용 수직발사관 직경은 53.3㎝ 안팎이지만 북한 북극성-1형 SLBM 직경은 1.5m가량으로 추정된다.

해군은 도산안창호함과 같은 형(型)의 배치-1 함정 두 척을 더 건조한 뒤 함 크기를 3600t급, 4000t급으로 각각 키운 배치-2, 배치-3형으로 개량할 계획이다. 한 소식통은 "배치-2, 배치-3급에서 수직발사관의 직경을 늘려 위력이 강해진 본격적인 SLBM을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28년 이후 건조될 장보고 Ⅲ급 배치-3형은 일본 '소류'급에 버금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배치-3형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개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현재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 20여 척, 상어급(325t급) 잠수함 40여 척, 연어급(130t) 잠수정 10여 척 등 70여 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과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성능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거제=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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