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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선수 44% “다른 선수 규정 위반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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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에게는 악마의 유혹... '알까기'와 '풋 웨지'

오랜만의 라운드였다. 긴 불볕더위가 끝난 탓에 날씨도 좋고 신 나는 마음으로 골프장에 갔다. 한데 라운드 중에 동반자가 자꾸만‘알까기'를 하고, '풋 웨지'를 사용한다는 의심이 들었다. 분명 OB 지역으로 날아간 공인데 찾아내고, 해저드로 향한 공은 해저드 건너편 기슭에 살아 있었다. 앞으로 이 사람과 두 번 다시 함께 라운드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이런 경험은 매우 흔한 듯하다. 자신의 점수를 조작해 더 좋은 점수를 내고 싶은 것은 골퍼의 인지상정이다. 대부분 라운드에 소소한 내기가 걸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엄청난 금액의 우승 상금이 걸려 있는 골프 대회에 출전하는 프로 선수에게도 이런 마음은 같은 듯하다.

PGA투어 선수 44% '경기 중 동료의 규정 위반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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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시 절대 하지말아야 할 알까기 / 출처 : 중앙 선데이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 닷컴이 PGA 투어에서 뛰는 59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 조사를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투어 선수의 44%가 '경기 중 동료가 규정을 위반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답했다. 59명 가운데 26명은 다른 선수가 규정을 위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답했지만 정작 '당신은 규정 위반을 하고도 자진 신고하지 않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100%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남의 규정 위반 사례 목격 응답률과는 큰 차이를 보인 셈이다.

이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답변은 경기 진행 속도 관련 문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진행을 느리게 하는 선수 때문에 자신의 경기력에 영향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59명 중 10명을 빼고 46명의 선수가 그렇다고 답했다. 78%에 해당하는 숫자다.

반면 '당신의 경기 진행 속도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역시 100% 전원이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갤러리의 행동으로 자신의 샷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거의 반반으로 갈렸다. 53%가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고 나머지 47%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멀리건', '알까기' 중 비열함에 등급을 매길 수 있을까

골프 닷컴은 지난해에도 라운드 도중 나오는 속임수에 등급을 매긴 기사를 낸 적이 있다.
먼저 멀리건은 '비열등급 하(下)'로 분류했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동반자 모두가 허용한다면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이유이다. 다만 티 박스 이외의 장소에서, 시도 때도 없이 멀리건을 요구하면 비호감을 넘어서 비열등급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짧은 거리의 퍼팅을 남겼을 때 스스로 'OK'를 외치는 것을 '비열등급 중(中)'으로 꼽았다. 심지어 동반자가 컨시드를 주지도 않았는데 공을 집는 골퍼들이 해당한다. ‘컨시드는 자신에게 엄격하게, 동반자에게는 후하게’라는 말이 있다. 이를 수시로 어기는 사람과는 다시 라운드하고 싶지 않은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비열등급 상(上)'에 해당하는 행위로 공을 찾지 못했을 때 주머니에 있는 공을 몰래 떨어뜨리는, 이른바 '알까기'를 꼽았다. 공을 향해 걸어가다 나쁜 위치에 있는 공을 발로 차서 옮기는 이른바 '풋 웨지' 역시 같은 등급의 행위로 선정됐다. 이는 곧 점수 속이기로 연결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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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공을 차서 위치를 옮기는 풋웨지 / 출처 : 골프 닷컴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배려와 매너

상대를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이다. 하지만 때로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배려와 매너다. 많은 스포츠 종목이 있지만,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종목이다. 보는 사람이 없어도 플레이어 스스로 벌칙을 부과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골프의 절대적 가치를 잊고 상대를 속이는 행위로는 일시적으로 승부에서 이길지 몰라도 결국 사람을 잃어버리는 패자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김인수기자 (andre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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