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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슬기로운 싱글라이프] 젊은데 실손보험 들어야할까?...혼자 사니까 더 필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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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보험 가입 어떻게

아파서 경제활동 못할 경우 대비

의료실비보험 반드시 가입해야

노후생활 위한 개인연금도 준비

싱글족에게 종신보험은 불필요

반려동물 키우면 '펫보험' 관심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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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걸려오는 동창 녀석의 전화, 둘 중 하나다. 결혼 소식을 알리거나 보험에 가입해달라는 것. 사실 둘 다 뭔가 맡겨놓은 것처럼 수금하는 인상이 들어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나마 결혼은 혹시라도 나중에 내가 청구(?)할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넘어간다. 운이 좋으면 축의금보다 밥값이 비쌀 수도 있으니 말이다.

보험은 그렇지 않다. 딱 잘라 거절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듣다 보면 꼭 필요할 것 같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맞장구를 치고 있다. 그렇게 설득당해 가입한 보험이 셀 수 없다. 암보험·변액연금보험·의료실비보험·치아보험·종신보험·자동차보험까지··· 월급이 들어오는 족족 보험료가 빠져나갔다는 메시지만 뜬다. 만져보지도 못하고 한 달 수입의 30%가 보험료로 나가니 매달 쪼들릴 수밖에.

보험료에 허덕이는 경우도 있지만 싱글족 대다수는 이런저런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없다.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이다. 1인 가구는 월세 위주의 주거 패턴이 높아 의식주 관련 필수 지출 비중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의 39.5%가 월세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62.3%, 30대는 48.4%로 젊은 층의 월세 거주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유형별 소비구성을 살펴보면 일반 가구의 경우 식료품 지출 비중이 14.0%로 가장 높았지만 1인 가구는 주거 지출 비중이 20.4%로 가장 높은 편이다. 국민연금도 못 받을지 몰라 해지하고 싶다는 마당에 자신의 건강을 과신한 2030세대는 당장의 소비를 원할 뿐 안정적인 노후 준비는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다.

이런 특징 때문에 싱글족들에게는 오히려 보험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질병 및 상해 등에 따른 실직으로 소득 흐름이 단절되거나 암과 같은 중대질병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지출이 발생할 경우 주거 안정성과 같은 기초적인 생활 기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가족이 있다면 그들을 통해 생활비 지원이라도 가능하지만 나 혼자 사는 경우에는 그럴 수도 없다.

1인 가구에도 보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초 다지기는 물론 리모델링도 절실하다.

보험에 가입하는 목적은 예측하지 못한 재난이나 사고의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좀 더 쉽게 보면 현재의 적은 돈으로 향후 목돈이 필요한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다. 암 등 큰 병에 걸려 치료비가 많이 들어가거나 경제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다쳤을 때 안전장치가 된다. 특히 은퇴 이후에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도 연금 관련 보험 상품이 반드시 필요하다.

싱글족은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상태니 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도 이 점에 유의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싱글족에게 필요한 보험과 가입 요령은 무엇일까.

일단 내가 아프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의료실비보험(실손의료보험)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의료실비보험은 질병이나 재해에 관계없이 의료비가 발생한 경우 의료비의 전액 또는 일부를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로 사소한 통원 치료부터 중대한 질병 등으로 입원, 수술하는 경우까지 다양하게 대비할 수 있다. 20~30대의 경우 1만원대로도 가입이 가능할 수 있으니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꼭 가입하자. 여기에 기본적인 암보험도 추가하면 어지간한 의료비는 커버할 수 있다.

의료실비보험과 더불어 반드시 준비해야 할 보험 상품은 개인연금이다. 1인 가구가 노후생활에 불안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노후 소득이 일정하지 않아서다. 국민연금·퇴직연금과 더불어 개인연금으로 ‘3층 연금’을 반드시 구성해 노후에도 충분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세금 혜택의 차이에 따라 크게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연금저축은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급여 5,500만원 미만은 16.5%를, 5,500만원 이상은 13.2%를 세액공제 받는다. 한도는 400만원이다. 대신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3.3~3.5%)를 내야 한다. 연금 개시 연령은 55세부터 가능하다.

연금보험은 연말정산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1인당 연간 1,800만원이 넘지 않는 이상 이자나 수익에 부과되는 이자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아도 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세금을 내야 한다. 연금저축보다 빠른 45세부터 연금 수령을 할 수 있다.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납입할 때 세금 환급 여부와 연금 수령할 때 부과되는 세금의 차이다. 연금저축은 현재 시점, 연금보험은 미래 시점의 세금 관련 메리트가 있다고 보면 단순하다. 자신의 소득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연금저축은 다시 보험과 펀드로, 연금보험은 공시이율형과 변액형으로 나뉘는데 변동성이 달라 수익성에 차이를 보인다.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자.

노후에 질병을 앓고 있을 때 간호를 받는 것을 대비한 간병인 보험 수요도 적지 않다. 별도의 보험에 가입하기보다는 기존 보험의 특약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종신보험은 1인 가구에 거의 쓸모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종신보험은 사망 보장 기간을 정하지 않고 보험 대상자가 사망하면 약정한 사망 보험금을 지급한다. 자신이 죽더라도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보험금을 남겨주기 위한 것이므로 싱글족에게는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덜하다.

최근 솔로들이 관심을 보이는 보험은 따로 있다. 바로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펫보험’이다. 반려동물의 질병이나 상해는 물론 타인에게 해를 끼쳤을 경우에도 보상이 가능하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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