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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윗은 폭스뉴스에 맞춰"...9·11에도 ‘러시아 스캔들’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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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트윗 패턴, 오전 7~10시에 올리고 내용은 주로 폭스뉴스 보도 이슈
9·11테러 17주년에도 첫 트윗은 ‘추모’ 아닌 ‘러시아 스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아침, 트위터에 ‘9·11테러’가 아닌 ‘러시아’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폭스 뉴스 방송에 맞춰 ‘러시아 스캔들’ 관련 의혹을 부인해온 트럼프의 최근 ‘트윗 패턴’이 9·11테러 17주년을 맞은 이 날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7시 8분,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하는 듯한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진보 성향 정치 미디어 감시 단체인 MMFA의 매튜 거츠 선임연구원은 해당 트윗이 전날 밤 방영된 폭스 비즈니스 방송 프로그램의 한 부분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0일 저녁 7시에 방영된 시사 프로그램 ‘루 돕스 투나잇(LOU DOBBS TONIGHT)’에서 나온 기자의 멘트를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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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0일에 방영된 시사 프로그램 ‘루 돕스 투나잇(LOU DOBBS TONIGHT)’의 한 장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11테러 17주년을 맞은 날 첫 트윗으로, 이 방송에서 사라 카터 기자(오른쪽)가 한 말을 인용해 ‘러시아 스캔들’ 이슈를 언급했다. /폭스 비즈니스


사라 카터 기자는 이날 방송에 나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공모를 보여주는 증거를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매번 입수하는 문건은 미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힐러리 클린턴 선거 캠프, 외국 스파이와 러시아인 간의 결탁을 보여주고 있다"며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인터뷰를 주고 받는 형식의 6분 30초짜리 영상물에서는 법무부와 FBI 간부가 트럼프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언론 매체에 비밀을 누설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WP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트럼프의 트윗 패턴이 나타난 것이라고 봤다. 게시물을 올린 시간대가 이전과 비슷하거나 폭스 채널의 의제를 따랐다는 점에서다. 트럼프의 트윗은 일반적으로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많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때는 폭스 뉴스의 시사 토크쇼 ‘폭스 앤 프렌즈(Fox & Friends)’가 방영되는 시간대이기도 한데, 지난해 10월부터 올라온 게시글 중 30%가 이 방송 시간과 중복된 때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 앤 프렌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청하는 방송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스캔들 관련 주요 인물을 비판하는 트럼프의 트윗이 폭스 뉴스나 폭스 비즈니스의 보도를 따라 작성된 경향이 짙다는 점도 최근 패턴으로 지적됐다. 앤드류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 피터 스트르조크 전 FBI 요원, 브루스 오 전 법무부 차관보 등 세 사람을 주제로 한 트럼프 트윗과 폭스의 관련 보도를 비교해보면, 상당부분 언급 시기와 횟수가 겹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맥케이브 전 부국장과 스트르조크 전 요원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참여한 바 있고, 오 전 차관보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과의 연관설이 제기됐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 줄곧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이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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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뉴스(빨간 막대), 폭스 비즈니스(분홍 막대), 트럼프 트위터(초록 막대)가 각각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세 사람, 앤드류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 피터 스트르조크 전 FBI 요원, 브루스 오 전 법무부 차관보를 다뤘던 시기와 횟수를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했다. 시기나 횟수가 상당 부분 겹친다. /WP

평소에도 트럼프는 폭스 뉴스를 애청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취임 후 ‘폭스’를 트위터에서 250번 이상 언급했고, 종종 그 게시물은 뉴스에서 방영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작성됐다. 이날 첫 트윗을 올린지 약 10분 후 연달아 올라온 게시글에도 ‘폭스 뉴스’가 언급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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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8년 9월 11일 가장 처음으로 올린 트윗(맨 아래). 폭스 비즈니스 관련 게시물 2개 사이에, 9·11테러를 언급하며 리트윗한 게시글(중간)도 함께 보인다. /트럼프 트위터


폭스 뉴스와 관련해 10분 간격으로 올라온 트위터 게시물 2개 사이에 9·11테러를 언급한 글도 올라오기는 했다. 그는 첫 트위터 글을 올리고 4분 뒤, 해시태그 ‘#NeverForget(잊지말자)’ ‘# September11th(9월 11일)’을 추가한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이 댄 스카비노 주니어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올린 글을 공유한 것이었고, 그 트윗을 올리기로 결정한 주체가 트럼프 자신이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WP는 전했다.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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