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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TF초점] 바른미래당, '판문점 선언 비준' 놓고 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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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개헌'을 놓고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 간 의견이 갈리면서 '화학적 통합'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관영(사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당시. /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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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화학적 통합 8개월째 계속…언제쯤?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바른미래당이 '판문점 선언'과 '개헌'을 놓고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의 의견이 갈리며 또 충돌했다. '화학적 통합'을 내걸었지만, 8개월째 사실상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학적 통합'이란 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당명만 합쳤지 실질적으로 통합의 모습이 결여됐다는 점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판문점 선언' 등을 놓고 김관영 원내대표(48)와 결합의 해결사라고 자처한 손학규 대표(70)의 입장이 일부 소속 의원 및 지도부와 목소리가 엇갈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손학규·김관영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이 불러온 반응

김 원내대표는 6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당내 입장 정리가 안 된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언급했다. 그는 연설에서 "여야 모든 정치세력이 한마음 한뜻으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고 전 세계에 한국의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자는 대통령과 여당의 요청에 바른미래당은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임을 밝힌다"면서 국회 결의안을 먼저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앞서, 판문점 선언 비준에 대한 긍정적 검토는 손 대표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발언한 바 있다. 손 대표는 남북평화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4.27 비준 문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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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에게 얼마나경제적 부담이 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에 백지수표를 써주는 것과 다름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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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손 대표의 발언 직후 같은 당 지상욱 의원(53)은 입장문을 내고 "UN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제재 원칙에 위배되며, 국민들에게 얼마나 경제적 부담이 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에 백지수표를 써주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밝히는 바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당내 반발 목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입장을 표명한 것은 불난 곳에 기름 붓는 격이라는 우려의 해석도 있다. 지 의원은 이날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여론조사' 관련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기사 보면 우리 당의 의원들이 판문점 선언 비준에 대해 80%가 반대 의사를 갖고 있다는 기사도 있다"라며 "지금 국민에 엄청난 재정분담을 줄 수 있는 동의는 아직 논의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라고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와 손 대표의 입장에 대해서는 "4일 발표한 성명서 내용으로 입장이 설명됐다고 본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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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더불어 대통령 분권제 개헌에 대한 당내 입장이 어긋나고 있다. 사진은 바른미래당 신임 지도부의 첫 최고위원회의의 모습./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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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제7공화국" vs 최고위원 "현 제도에서 몸집 키워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더불어 '대통령 분권제 개헌'에 대한 당내 입장도 갈린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김 원내대표는 "개헌도 올해 안으로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라며 "촛불민심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본권 확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분산, 지방분권 강화라는 방향으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또한 국민의당 출신인 손 대표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손 대표의 핵심 슬로건인 '제7공화국'도 대통령 분권제 등 개헌이 주요 내용이다.

바른정당 출신인 이준석 최고위원은 2일 당 대표 선출대회에서 손 대표의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에 대해 2명의 대선후보를 두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3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서도 "학생은 자기 공부하는데 신경을 쓰고, 체력 키우는 것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며 "시험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손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대북관계에 있어 여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자는 입장인 하태경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출신 정당별 차이는 아니고, 지 의원은 원래 대북문제에 대한 강경파다"라며 "제 입장이나 다른 지도부들의 입장은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 의원의 입장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현재 의총에 나오고 있지 않다. (지상욱 의원) 탈당까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삼화 수석대변인 또한, "당에 각자 생각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하게 있는 의견들을 토론해서 당론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손 대표는 화학적 결합을 위해 의원 워크숍 후 저녁 모임에 참석했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을 떠나)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화학적 결합'을 강조하며 인선에서도 채이배 비서실장(국민의당 출신), 오신환 사무총장(바른정당 출신)을 임명하며 "가장 중요한 게 능력"이라며 "둘째는 당의 화합과 내부적인 혁신 그것을 기준으로 정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말이 무색하게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개헌을 놓고 벌써 출신 당별 갈등만 부추긴 상황이다.

아직 취임 일주일도 안 된 손 대표가 이번 논란을 떨쳐내고 '연금술사'가 돼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로 상징되는 두 세력의 '화학적 통합'을 잘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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