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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폭염에 지친 몸…추스를 새도 없이 ‘감기·비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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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갑자기 폭염이 주춤하면서 기온 차가 커졌다. 감기에 걸리기 좋은 시기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찬바람 등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제공=경희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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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폭염…10도 넘는 일교차

호흡기 스트레스로 면역력 약화

맑은 콧물·눈·코 주위 간지럽다면 비염

열 동반 통증·찐득한 콧물나면 감기

에어컨 바람 피하고 수분 충분히 섭취

생리식염수 스프레이 비염 완화 도움

전국 곳곳에서 기상 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던 ‘최악 폭염’은 말복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한풀 꺾였다. 한 달 가까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지속됐던 열대야도 거의 사라졌다.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오랜만에 우리나라 전역이 들어갔다. 불과 1주일 새 최고기온 또는 최저기온이 10도 넘게 차이 나는 곳도 있다.

이처럼 큰 기온 차는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호흡기에 스트레스를 줘 면역력을 약화시켜 감기에 쉽게 걸리게 만든다. 평소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면 상태가 심해질 수도 있다. 여전히 낮에는 30도 이상, 폭염주의보 수준의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감기가 심하다면 사무실이나 공공장소에서 켜는 에어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냉방 기기를 피할 수 없으므로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하고,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적정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다음은 관련 전문의들과 일문일답.

-폭염이 주춤한 뒤 갑자기 기온 차가 커졌다. 감기 환자가 많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라고 본다.

▶최혜숙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호흡기는 공기를 폐로 전달해서 산소를 받아들이게 하는 기관지다. 공기를 덥혀 주고 습도를 머금게 해 주는 곳이 호흡기 중 상기도다. 공기를 따뜻하고 촉촉하게 해 줘야 하는 상기도는 차고 건조한 공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심해져 자율신경계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됙고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오는 물질이 분비돼 혈관이 수축된다. 코 점막에서 이뤄지는 섬모운동이 저하돼 호흡기를 깨끗하게 해 주는 능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져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섬모운동이 약해지니 들어오는 공기가 건조해지니 호흡기 상피세포가 손상을 입고 목이 아파지고 쉽게 감염되게 된다. 이 같은 증상은 계속 온도가 낮을 때보다 온도 변화가 클 때 상피세포 손상이 더 심해진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몸 전체도 스트레스를 받아 체액ㆍ세포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발현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그래서 감기에 잘 걸리게 된다.

-환절기에는 알레르기 비염도 심해진다고 들었다.

▶민진영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온도 차가 가장 큰 문제다. 실내에는 에어컨을 켜지만, 바깥은 여전히 덥다. 그러다 아침저녁에는 서늘하다. 잦은 온도 변화 탓에 알레르기 비염을 포함한 모든 비염의 증상이 악화된다.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콧속 혈관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코 점막이 붓고 코가 막혀 숨 쉬기 힘들어진다. 분비물도 많아져 콧물 등 증상이 악화된다.

-요즘 같은 날씨의 감기 증상은. (알레르기)비염과 어떻게 다른가.

▶최=대개 리노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발열, 콧물,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고, 몸살이 동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 탓에 코 점막이 취약한데, 차갑고 건조하기까지 하면 감염이 더 쉽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지고, 감기에 더 잘 걸리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맑은 콧물, 재채기, 눈ㆍ코 주위 간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감기 환자는 열, 통증에 2차 세균 감염이 되면 누렇고 찐득한 콧물이 나온다.

-감기를 특히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최=어린이,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 등이다. 특히 COPD(만성 폐쇄성 폐 질환) 환자는 만성 염증으로 점막기 파괴돼 있어 차고 건조한 공기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천식 환자도 마찬가지다. 역시 만성 염증 탓에 기도 점막이 파괴돼 있고 섬모운동이 저하돼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낮에는 에어컨, 선풍기 등을 켤 때까 많다. 감기ㆍ비염 환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감기에 걸렸다면 우선 찬 공기를 직접적으로 맞지 않는 등 피해야 한다. 건조하지 않게 습도를 유지해 주고, 에어컨 바람은 직접적으로 쐬서는 안 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차갑지 않게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으면 도움이 된다.

▶민=에어컨 가동 횟수가 많아지다 보면 코 안의 점막이 건조해질 수 밖에 없다. 에어컨을 청소한다 해도 내부에 있을 수 밖에 없는 먼지나 곰팡이도 코를 자극하는 원인이 돼서 비염 증상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에어컨을 주기적으로 세척ㆍ관리하고, 차가운 곳과 더운 곳을 자주 이동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코 안을 습윤하게 해 주기 위해 분무기 형태의 생리식염수 스프레이를 들고 다니며 수시로 코 안에 뿌려 주면 도움이 된다. 기온이 낮은 아침저녁에는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지내고, 직접적으로 에어컨 바람을 맞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감기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은.

▶최=앞서 강조했듯 일교차에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온도가 낮은 아침 저녁에는 따뜻하게 해 체온을 조절해야 한다. 피곤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밤에 잠을 잘 자고, 틈틈이 휴식을 취해 주는 것이 좋다. 건조해지지 않게 물을 많이 마시고 제철 과일과 채소도 많이 섭취할 것을 권한다. 손 씻기, 기침 예절(기침할 때 팔로 가리는 것) 등 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냉방 기기를 켤 때 건조해지지 않도록 적정 습도 40~50%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환자도 이를 지키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은 날씨에 걸리는 감기에 대한 치료법은

▶최=감기는 치료법이 특별히 없다. 대증 요법을 주로 쓴다. 약물은 진통제, 기침약, 콧물약 등이다. 쉬는 것이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다. COPDㆍ천식 환자나 심ㆍ뇌혈관 질환 등 기저 질환자는 감기가 2주 이상 오래 가면 문제가 생긴 것이므로 2차 감염을 의심하고 병원으로 곧바로 가는 것이 좋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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