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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밀착카메라] 도로를 사유지처럼…발레파킹 불법 '주차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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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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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발레파킹'이라고 부르는 '대리주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곳들이 있습니다. 주차를 제대로 해주겠거니 하고 맡기지만 많은 업체들이 주차장도 마련해두지 않고 불법으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차선 하나를 아예 불법 주차된 차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차마다 앞에 놓인 고무 원뿔이 번호를 가리고 있습니다.

단속카메라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불법주차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 인근 대리주차 업체 직원입니다.

정차를 한 것처럼 일부러 비상등을 켜 놓기도 하고, 차 사이 간격도 좁게 유지합니다.

이동식 카메라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대리주차 업체들이 2차로 중 한 차선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 일대의 교통도 혼잡합니다.

단속이 와도 상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리주차 업체 : (과태료 같은 게 나오면) 저희가 다 내요.]

인근 도로를 사유지처럼 점령하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취재진이 주정차가 되지 않는 도로에 차를 대자, 단속반이 아닌 대리주차 업체 직원이 달려옵니다.

주차가 안되는 도로인데도 자신들의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대리주차 요원 : 차 빼세요. (공사 때문에 그러세요?) 여기 지금 다 자리에요.]

바닥에는 보행자공간이라고 쓰여있지만, 원뿔들을 세워 뒀습니다.

인근 대리주차업체들이 미리 주차 자리를 맡아둔 것입니다.

원뿔에는 대리주차업체의 광고도 적혀있습니다.

대리주차 업체가 점령한 도로에 차를 세웠다가 자신들의 차량만 견인됐다는 민원도 많습니다.

[김모 씨 : 제 앞인가 뒤쪽으로 발레파킹 차들이 여러 대 있었는데 견인도 안 당하고 (과태료) 딱지도 안 떼고 제 차만 견인을 당해서…]

당시 해당 구청에 항의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청 관계자 (당시 녹음) : 다 단속 일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선택적 단속도 하고 있으니까요.]

인도뿐만 아니라 주변 아파트 주차장까지 침범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인근 주민 : 발레 주차 직원들이 쟤네가 저쪽에서 마음대로 주차를 하니까. 저희도 차가 있는데 다른데 공영주차장에다가 주차하고 있어요.]

맡아둔 구역을 주차장으로 영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차장 이용객 : 2시간 걸린다고 하니까 4000원 내고 가라고. 서 계시길래 따로 돈 받는 도로 유료주차장인 줄 알았어요.]

주차 구역도 아닌 곳에 대리주차 업체가 차를 1대 세워놨는데, 그 앞에는 바로 소화전도 있습니다.

단속반원과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서울시 강남의 한 식당 앞,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의 차량을 도로에 세웁니다.

번호판을 숨기기 위해 제일 뒤 차량은 트렁크를 열어뒀습니다.

단속에 나서자 조끼를 입은 직원들이 순식간에 뛰쳐나옵니다.

아직 단속되지 않은 차량들을 빼내기 위해서 입니다.

6대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지만 단속이 완료된 차량은 1대에 그쳤습니다.

[서울시 단속반원 : 번호판하고 스티커를 부착하고 나서 배경사진을 같이 찍어줘야 해요.]

단속된 차량 주인은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대리주차 이용객 : 주차를 알아서 잘 해준다고 생각하니가 식사하러 온 거 아니에요. 저도 단속된 게 처음이에요.]

불법 주차에 대한 단속만 가능하기 때문에 생기는 한계입니다.

[김윤모/서울시 교통지도과 대장 : (직원들이) 시간을 지체하기 위해서 말을 걸거나, 시비를 걸거나 또는 거세게 항의하는 그런 수법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 대리주차 업체의 경우 주차면 확보 수나 보험 가입 여부 등 관련 규정이 없습니다.

정부는 일부 지역에만 발생하는 현상으로 관련 제도를 만들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에만 이런 발레파킹 업체들이 400여 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이 없이 영업을 해도 제재할 방법은 전혀 없는데요.

그사이에 그 피해는 주변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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