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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93세 마하티르 시진핑 갖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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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SCMP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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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올해 93세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외교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평가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양국간 관계를 크게 해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중국이 일대일로를 명목을 추진하고 있는 220억 달러(24조6000억원)의 대 말레이시아 인프라 투자를 취소시켰다.

마하티르 총리는 전임 나지브 라자크 총리가 중국과 약속한 인프라 투자를 그대로 실시하면 말레이시아는 빚의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중국을 설득한 끝에 중국의 말레이시아 투자를 최소시켰다.

마하티르 총리는 나지브 전 정권의 무분별한 사회 간접시설 투자로 국가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중국을 설득했다.

이로써 중국의 일대일로는 손상이 불가피해 졌다. 다른 나라도 말레이시아처럼 일대일로의 대열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도 말레이시아가 빚의 수렁에 빠질지 모른다는 마하티르 총리의 설득에 공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외에 남중국해 영토분쟁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지도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실리만 챙긴 것이다.

선거전 당시 마하티르 총리는 친중 노선을 걸었던 전임 나지브 총리와 달리 중국에 할 말은 하겠다고 다짐하는 등 반중노선 기미를 보였다. 그는 특히 인프라 투자가 너무 비싸다며 이를 중지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베이징도 그런 마하티르 방중에 신경을 썼다. 최선의 의전을 베푼 것이다.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공항에 영접을 나갔고, 시진핑 주석이 직접 연회를 베풀었다. 보통 외국의 총리가 방중하면 중국의 총리가 이를 대접하는 것이 중국의 외교 관례다.

마하티르 총리는 의전과 성과 모든 면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 재미 있는 것은 마하티르 총리가 중국계 주민, 즉 화교의 도움으로 당선됐다는 점이라고 SCMP는 소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선거 당시 다민족 연합을 주장함으로써 화교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상대 후보는 말레이 민족주의를 주창했다. 화교의 도움으로 당선된 그가 중국에 치명적이진 않지만 한 방을 먹인 셈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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