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대 남부군 동상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파괴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교정에 들어서 있던 '사일런트 샘'이란 명칭의 남부군 기념 동상이 인종차별 반대시위대에 의해 20일 밤(현지시간) 파괴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데일리 타르 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밤 '백인우월주의 없는 세계를 위하여'라는 천을 동상에 두른 후 무너뜨렸으며 두상을 땅에 파묻었다.

올초 마야 리틀이라는 UNC 학생이 동상에 붉은 잉크를 뿌렸다가 형사입건됐으며 이날 시위는 리틀과 연대하기 위해 조직됐다.

'사일런트 샘'은 1913년 UNC 캠퍼스에 건립됐으나 근래 인종차별 논란이 일면서 갈등의 요인이 돼왔다.

무너진 남부군 동상(데일리 타르 힐 캡처)

캐롤 폴트 UNC 총장도 현지 언론에 동상이 대학에 해(害)가 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철거할 수 없다고 고충을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국수주의자들의 유혈 폭력시위가 벌어진 후 로버트 리 장군을 비롯한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을 추모하는 기념물들의 처리가 주요 쟁점이 돼왔다.

상당수 지방도시는 폭력시위 이후 남부군 기념물들을 철거해왔으며 UNC 동상 철거를 계기로 다시금 기념물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대응을 놓고 여론의 비난에 직면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사태 이후 남부군 기념물들을 철거하는 데 대해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UNC 당국은 성명을 통해 '기물파손행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파괴 정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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