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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진화하는 불법웹툰]한해 수천억 피해보는데… 선진국 절반 수준인 형량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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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저작권법 개정 시급
처벌수위 높여 경각심 주고 유포 속도 비해 한참 뒤처진 접속차단 절차 간소화 필요
웹툰도 돈 내고 봐야한다는 '굿다운로더' 문화 정착돼야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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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웹툰사이트로 지난해 국내 웹툰산업 피해 추산액이 2400억원에 달하지만 불법웹툰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웹툰업계가 헤비 업로더를 어렵게 추적해 6건을 고소했지만 5건은 수사가 중지됐고 1건만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5월 슈퍼 헤비 업로더인 '밤토끼'가 검거됐지만 유사 불법웹툰사이트가 여전히 성행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불법웹툰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밤토끼, 먹투맨 등 불법웹툰 유포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경각심을 주는 동시에 저작권법 개정으로 불법웹툰사이트 차단 속도를 현실화하는 제도적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영화, 음원도 돈을 주고 다운로드를 받는 '굿다운로더' 시대가 열렸듯 웹툰 역시 K웹툰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이용자가 돈을 주고 웹툰을 사서보는 '반듯한 웹툰보기'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밤토끼 처벌 바로미터… 저작권 개정 '투트랙'

21일 웹툰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불법웹툰사이트를 막는 현실적인 두 가지 대응책은 △불법웹툰 유출·유포·운영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경각심을 주고 △국회에 계류된 저작권법을 개정해 대다수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웹툰사이트의 차단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불법웹툰사이트가 성행하는 이유로 업계는 웹툰 유출·유포·운영자를 추적해 잡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법 집행력을 지목한다. 국내 유료웹툰플랫폼 레진코믹스가 지난해 직접 적발한 불법웹툰 유출건수는 무려 460만건이다. 레진 코믹스가 2017년까지 헤비 업로더 6명만 형사고소했지만 5건은 이들이 해외서버를 운영해 피의자 신원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 자체가 중단됐다. 단 1건만 벌금형 300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저작권법을 위반하면 제136조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규정해놨지만 현실과 법 사이의 괴리가 상당한 상황이다. 저작권 보호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은 저작권 침해 시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엔(약 1억179만원)의 벌금을 낸다.

이에 지난 4월과 5월에 잇따라 검거된 먹투맨·밤토끼의 1심 선고 결과에 업계와 작가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밤토끼는 이달 내로 1심 공판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밤토끼 운영자의 1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해적사이트가 위축되거나 더 활개를 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에 밤토끼만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웹툰이 밤토끼 운영자 허모씨를 상대로 10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도 불법웹툰유포자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도 있다.

또 저작권법 개정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법은 불법웹툰사이트 접속차단 심의·접속 차단 명령 절차를 간소화해 불법웹툰 복제에서 차단까지 최대 열흘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검열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이 법은 6개월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8월 임시국회에 법사위가 열릴테니 2소위도 열려야 한다"면서 "2소위가 열리면 위원장, 여야 간사도 이 법의 시급성을 이해하고 있으니 통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웹툰도 돈내고 보는 문화 정착돼야

무엇보다 불법웹툰사이트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이용자의 인식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영화계가 직접 나서 불법 다운로드와의 전쟁을 벌이고 '굿다운로더' 문화를 정착시켰던 것처럼 웹툰도 콘텐츠로 이용자가 정당하게 이용료를 지불하고 봐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웹툰 종주국인 한국은 네이버웹툰, 다음 픽코마, 레진코믹스 등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영토 확장에 앞장서며 K웹툰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툰시장 규모는 해외 수출을 포함해 약 7240억원으로 2020년에는 약 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음원이 굿다운로드 시장이 형성되면서 K팝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듯 우리 웹툰도 창작자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반듯한 웹툰보기 문화가 이제는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웹툰작가와 함께 '반듯한 웹툰보기'를 주제로한 캠페인 웹툰을 연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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