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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NASA 방문한 대만에 '수교국 빼앗기'로 대응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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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l Salvador's Foreign Minister Carlos Castaneda, left, and China's Foreign Minister Wang Yi shake hands at a signing ceremony to mark the establishment of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the two countries at the Diaoyutai State Guesthouse in Beijing Tuesday, Aug. 21, 2018. Taiwan broke off diplomatic ties with El Salvador on Tuesday as the Central American country defected to rival Beijing in the latest blow to the self-ruled island China has been trying to isolate on the global stage.AP연합뉴스


엘살바도르가 21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전격 수교했다. 이에 따라 대만의 수교국은 17개국으로 줄어들며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됐다. 중남미 순방 도중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하며 중국을 자극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자국으로 복귀한 당일 나온 발표다. 대만은 강하게 반발했다.

■中·엘살바도르 '하나의 중국 원칙' 강조
AP통신 등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에서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엘살바도르 외교부 장관과 '수교 수립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과 엘살바도르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양 국민의 이익을 위해 오늘부로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기로 했다"면서 "양국 정부는 서로 존중하면서 영토 보존,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원칙에 따라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수교수립 공동선언식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것은 국제관계 준칙을 공인하는 것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공동인식"이라며 "엘살바도르가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중국과 수교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기로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은 세계 절대다수의 국가와 뜻을 함께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스타네다 장관은 "중국과 수교를 맺은 것은 엘살바도르의 대외관계에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을 고려한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엘살바도르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이 중국에서 뗄 수 없는 일부분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앞으로 대만과는 어떠한 공식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왕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이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대만 외교부는 "최근 엘살바도르가 거액의 자금을 요구하며 항구개발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타당성이 떨어져 응하지 않았다"면서 "대만 정부는 양국의 복지 및 농업 발전에 관련한 건설사업 증액을 고려했으나 불법적인 정치헌금 등을 통한 중국과 경쟁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외교가 계속 탄압받고 있으므로 대만 사람들은 단결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횡포는 양안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며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주권을 더욱 단단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中 정치적 승리..대만 고립 가속화
이날 단교 및 수교 발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복귀한 당일 나왔다. 차이잉원 총통은 중남미 순방 도중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우주센터와 비행관제센터를 방문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은 대만 분열 세력에 비공식적 방문 활동의 장소와 편의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엘살바도르가 이날 중국과 수교,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면서 대만이 또다른 동맹국을 중국에 빼앗기게 됐다"며 "이는 국제무대에서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중국의 또다른 정치적 승리"라고 해석했다.

대만은 올들어 엘살바도르를 포함, 총 3개국과 단교했다.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로는 5번째 단교다.

엘살바도르 외에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부르키나파소 등이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었다. 남아있는 17개 수교국 대부분은 나우루 등 경제적 빈곤국들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성향의 차이잉원이 지난 2016년 총통에 취임하자 중국은 대만 수교국들에게 막대한 금융원조 및 투자를 약속하며 대만과 단교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가 대만과의 단교를 거부하자 중국 정부가 팔라우에 중국인 단체관광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7만명에 달했던 팔라우의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상반기 2만5000명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팔라우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글로벌 포럼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자신의 임기 내에 대만을 중국 통제하에 두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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