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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차이잉원, 이번엔 NASA 방문… 中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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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순방 귀국길에 휴스턴 들러 대만 총통 첫 美연방기관 찾아

中 “美,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동아일보

1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이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마이클 핀키(왼쪽)와 함께 존슨우주센터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현직 대만 총통이 미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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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순방 도중 미국에서 활발한 ‘경유지 외교’를 펼치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 항공우주국(NASA)을 찾았다. 차이 총통은 19일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우주센터와 비행관제센터를 방문했다고 대만 총통부가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 시설의 우주정거장 모의훈련센터에서 다양한 우주선 모형 등을 둘러봤다. 대만 영자신문 타이완뉴스는 “차이 총통이 현직 대만 총통으로는 처음으로 미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을 찾았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이 방미 기간 ‘관례’를 깨는 이례적 수준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것은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를 압박하는 중국에 대항하려는 성격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도 과거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 눈치를 봐 왔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이라 대만 총통의 NASA 방문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총통부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8박 9일 일정으로 중남미 순방을 떠나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파라과이와 벨리즈를 방문했다. 파라과이로 가는 경유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고 벨리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또다시 미국 땅을 밟았다.

대만 총통의 활발한 ‘경유지 외교’는 양국 고위급 관료의 상호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이 3월 미국에서 발효된 이후 처음이다. 차이 총통은 NASA 방문 외에도 크고 작은 금기를 깨며 보란 듯 광폭 행보를 펼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로스앤젤레스 방문 기간 대만 행정원 산하 교무위원회의 로스앤젤레스 사무실인 화교문화교육서비스센터를 찾았다. 대만 총통이 미국에 있는 자국 정부 산하기관 사무실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대만 취재진이 미국에서 차이 총통을 동행 취재하고 현장에서 직접 보도할 수 있었던 것도 최초였다. 12일에는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과 대표적인 친(親)대만파인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민주)과도 만났다.

중국은 이 같은 차이 총통의 행보에 강력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관련 논평 요청에 “우리는 미국 측에 엄중한 입장을 이미 표명했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대만 분열 세력에 비공식적 방문 활동의 장소와 편의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여론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차이 총통이 12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만 커피전문점인 ‘85℃’ 매장을 격려차 방문한 뒤 중국 내에서 85℃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중국에는 85℃ 매장 600여 곳이 있다. 이에 85℃ 중국본부는 15일 긴급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이에 대만 총통부 대변인실이 “문명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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