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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밥도 생전 처음 같이 먹어"…이산가족상봉, 환영만찬으로 첫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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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메뉴는 닭튀김, 밥조개깨장무침, 소고기 다짐구이, 인풍술, 대동강 맥주 등

남북한 이산가족들을 위한 북측의 환영 만찬을 마지막으로 20일 시작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첫날 일정이 끝났다. 우리측 가족들은 이날 환영 만찬 후 숙소인 외금강호텔로 복귀했다.

우리측 이산가족 89명과 동반 가족 109명은 이날 오후 7시 17분부터 9시 19분까지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조선일보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측 최고령자 백성규(101)씨와 북측 며느리 김명순(71)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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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일(91)씨는 북측 여동생 영화(76)씨 손을 잡고 밥을 먹었다. 한일씨는 쑥떡과 밥조개깨장무침 등 먹을거리를 영화씨 접시에 덜어주면서 "맥주는 잘 마시냐"고 물었고, 영화씨는 "잘 안먹는다"며 웃음을 지었다.

문현숙(91)씨의 북측 여동생 영숙(79), 광숙(65)씨는 현숙씨 아들 김성훈(67)씨에게 "조카 좀 많이 먹어"라면서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서빙을 하던 북측 접대원에게 "우리 조카 좀 많이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도 보였다.

신재천(92)씨는 북측의 여동생 신금순(70)씨를 만나 손을 꼭 잡으며 "보고싶은 마음은 한도끝도 없다"고 하면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신씨는 옆자리의 다른 가족들에게 "생전 처음 밥도 같이 먹는 것"이라고 말하며 감격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신자(99)씨와 헤어졌던 북측의 딸 김경실(72)씨는 손이 떨려 젓가락질이 힘든 한씨에게 닭고기를 집어줬고, 한씨는 딸에게 "많이 먹으라"고 하기도 했다.

북측은 이날 만찬 메뉴로 팥소빵과 닭튀기(닭튀김의 북한식 표현), 밥조개깨장무침, 청포종합냉채, 돼지고기 완자탕, 생선튀기 과일단초즙, 소고기 다짐구이, 버섯남새(채소)볶음, 오곡밥, 얼레지토장국, 수박, 단설기 등의 음식을 준비했다.

음료는 자강도 강계포도술공장에서 만든 ‘인풍술’과 대동강 맥주, 금강산 샘물, 사이다, ‘은정차’라는 이름의 녹차 등이 나왔다.

조선일보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측 백민준(93)씨와 북측 며느리 리복덕(63)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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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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