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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남태평양판 사드 보복'…팔라우, 중국 관광객 끊기며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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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하며 지난해 말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에 대한 단체관광을 중단시킨 뒤 현지 관광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팔라우 수도인 코로르 시내에 있는 호텔과 식당이 텅 비어 있으며, 많은 여행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유명 휴양지를 오가는 관광용 선박은 대부분 부두에 정박한 상태입니다. 이는 팔라우 관광산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며 나타난 현상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인 관광객의 팔라우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며 대만과 단교할 것을 요구했으나, 팔라우 정부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후 중국은 실제로 단체관광객 송출을 중단했고,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서 팔라우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2015년 9만1천 명, 2016년 7만 명에 달했던 팔라우의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의 여행제한령 후 지난해 5만5천 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6월 사이에는 2만5천 명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팔라우의 유일한 항공사인 팔라우태평양항공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이달부터 홍콩 및 마카오 노선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더구나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팔라우 해변에 건설 중이던 여러 호텔도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는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갈등을 빚은 한국을 대상으로 단체관광 상품판매를 중단하는 보복조치를 취한 것을 연상시킵니다.

필리핀과 괌 사이에 있는 팔라우는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18개국 중 하나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 출범 후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들에 경제적 수단 등을 동원해 단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차이 총통 취임 2년 사이 아프리카 서부의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를 시작으로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부르키나파소가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손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압력에도 팔라우 정부는 의연한 모습을 보입니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의 투자와 관광은 환영하지만, 우리 정부의 원칙과 민주적 이상은 대만과 더욱 가깝다"며 중국의 대만 단교 압박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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