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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만나자 마자 얼싸안은 이산가족들 '오열'…기억 더듬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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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첫 상봉 시작…60여 년 만의 해후

뉴스1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8.20/뉴스통신취재단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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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서울=뉴스1) 공동취재단,서재준 기자 = 2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첫 단체상봉이 오후 3시 시작됐다.

남측 상봉단 89명과 동행 가족 197명은 이날 오후 3시 금강산 호텔에서 첫 단체상봉을 통해 북측의 가족들과 만났다.

상봉장인 금강산 호텔 2층 연회장에는 북측의 가족들이 먼저 도착해 남측 상봉단을 기다렸다. 연회장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북한의 유명 노래인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북측의 가족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 차분하게 앉아 있었다.

이윽고 첫 단체상봉 시간인 오후 3시 정각에 남측 가족들이 속속 연회장으로 들어왔다. 입구에 배치된 가족들은 이내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고 끌어안기 시작했지만 연회장이 비교적 넓어 고령의 남측 가족들 중 상당수가 자리를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곳곳에서 오열과 눈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자리를 안내하는 북측 보장성원과 남측 지원 인력, 남북 가족이 섞여 연회장은 한동안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남측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백성규씨(101)는 휠체어를 타고 동행 방북한 아들과 손녀와 함께 연회장으로 들어왔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북측의 며느리 김명순씨(71)와 손녀 백영옥씨(48)는 성규씨를 보자마자 어깨를 붙잡고 오열했다. 반면 오랜만에 헤어진 가족을 만난 성규씨는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며느리와 손녀를 달랬다.

양측의 가족은 서로 준비한 사진을 교환하는 등 이내 화기애애하게 옛 기억을 더듬어 나갔다. 북측 보장성원도 성규씨의 가족을 위해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는 등 호의적인 모습으로 상봉에 협조했다.

북측의 두 동생을 만나는 서진호씨(87) 가족은 보자마자 손을 부여잡고 기쁨을 나눴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친형제가 이제야 만났다"를 연신 외치며 곧바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측의 올케와 조카들을 만나는 이금연씨(87)는 시각장애를 앓고 있어 다른 상봉자보다 연회장에 늦게 도착했다. 15분 정도 늦게 도착하는 금연씨를 기다리는 북측의 가족들도 안절부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윽고 금연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북측의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냥 눈물을 흘리는 정도가 아니라 오열하며 서로 붙잡고 자리에 주저앉기도 해 안타까움을 샀다.

문현숙씨(91)는 북측의 두 동생을 만나 '세 자매 상봉'에 성공했다. 북측 동생 영숙씨(79)와 광숙씨(65)는 언니를 기다리는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보장성원에게 "(입구가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현숙씨는 촉촉해진 눈가를 억누르는 듯 차분하게 "너가 영숙이고 너는 광숙이고"라며 언니다운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서로 웃으며 말을 건네던 세 자매는 그러나 이윽고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현숙씨는 "광숙이 넌 엄마 없이 어떻게 시집갔어?"라며 동생을 걱정했다. 크지 않은 테이블의 간격마저 넓은 듯 몸을 앞으로 숙여 동생들에게 바짝 다가섰다.

단체상봉에서 남북의 가족들은 2시간 동안 제각기 60여 년 만의 감격적인 만남을 가진다.

이날 단체상봉 후 저녁 7시부터는 환영 만찬이 시작된다. 남북의 가족들은 22일까지 2박 3일간 총 6회, 11시간의 상봉을 가질 예정이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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