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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항소는 왜 해서…” 회삿돈 120억 횡령, 원심보다 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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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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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12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회계직원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권혁중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추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A(28ㆍ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형이 가중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와 검찰은 원심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되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씨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8년여 간 B업체 기획재경팀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회계ㆍ자금업무를 담당해 시장 금리부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 계좌에 연결된 OTP 카드와 공인인증서를 관리했다.

A씨는 이런 자신의 업무를 이용해 2011년 10월 12일 사무실에서 B업체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500여만원을 이체해 가로채는 등 2013년 7월 30일까지 237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26억8,3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도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월 말까지 570차례에 걸쳐 B업체의 당좌계좌에서 같은 수법으로 93억6,600여만원을 자신의 통장 등으로 이체한 뒤 사용하는 등 몯 12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A씨는 이렇게 빼돌린 회삿돈 가운데 14억원은 고가품을 구매하는 등 생활에 탕진했다. 19억원은 가족들에게 이체했고, 86억원 정도는 제3자에게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하던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이를 감추려고 회계서류를 조작하는 등 수법이 매우 대담하고 지능적인 데다 범행 기간이 길고, 횟수도 상당히 그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 보상에 노력하기는커녕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여러 정황 등 양형 조건을 고려할 때 원심 판결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사유를 들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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