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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안 입고 안 먹고…허리띠 졸라맨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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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 카드결제 5개월째 '마이너스'…오락문화·건강식품 증감율도 '뚝'
생보사 해지환급금 올 24% 늘어…요구불예금 회전율 둔화도 심화

아시아경제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참사 수준의 고용상황에 가계가 어려워진 낀 소비자들은 옷, 화장품 등 사치재 소비를 줄이고 생명보험을 해약하기에 나섰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의류잡화 신용카드 결제액은 지난 5월 기준 1359억709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 감소했다. 의류잡화 결제액이 감소한 건 올해 들어 5개월 연속이다. 1월 3.4%, 2월 5.7%, 3월 2.0%, 4월 3.8% 감소로 올들어 줄줄이 감소하기만 했다. 세부항목 중에선 의복직물과 화장품이 감소세가 눈에 띈다. 의복직물은 5월 5.4%, 화장품은 2.4% 줄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4월엔 10.1%나 줄어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이기도 했다.

조영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옷이나 화장품은 생필품이 아닌 준내구재, 기호품으로 소비를 줄일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고용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소비를 늘리는 계층은 좀 더 고급 소비재를 찾는 경향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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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문화와 건강식품 관련 카드 결제액도 증감율이 1년 전보다 줄어드는 추세다. 오락문화의 경우 가족단위의 소비가 큰 5월에도 전년대비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5월엔 증가율이 6.2%에 달했다. 건강보조식품은 올해들어 감소세가 완연하다. 1월 25%나 줄어든데 이어 설 연휴가 끼어있는 2월을 제외하고선 3월이후 석 달 연속 줄었다.

경기둔화의 척도로 여겨지는 생명보험 해지 관련한 지표도 비슷한 분위기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생보사 해지환급금 규모는 10조98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8% 증가했다. 보험 만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올해 10년래 최대 해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금은 사치재 구매와 마찬가지로 당장 급하지 않아 소비규모를 줄일 때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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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둔화되면서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쉽게 입출금 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지난 6월 기준 18.8회로 두 달 연속 20회를 밑돌고 있다. 월평균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에는 30회를 넘어섰다가 2010년을 정점으로 하락했고, 지난해 20회를 하회하게 됐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줄었다는 건 통장에서 돈을 빼서 쓰는 대신 예치해두는 경우가 늘었다는 의미다.

돈의 회전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다. 통화승수는 지난 6월 기준 15.95배를 기록했는데, 지난 2월에는 15.69배로 1996년 4월(15.50배)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통화승수는 한은이 공급한 본원통화가 얼마나 많은 시중통화량(M2)을 창출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2008년에만 해도 한은이 1원을 공급하면 시중에 26원이 넘게 공급이 됐지만 지금은 16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화유통속도 역시 올 1분기 0.685를 기록 통계편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경기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대비 4.5포인트 내려간 101.0을 기록했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경기진단이 크게 나빠진 영향인데, 특히 고용부진으로 취업에 대한 전망은 한달새 6포인트나 빠졌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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