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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91살 南아버지, 75살 北아들 70여 년만에 기막힌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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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북측 동료와 동명·동년배의 북측 조카 만나는 김종태씨

저마다 구구절절한 사연 안고 방북길 올라

뉴스1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일인 20일 남측 1차 상봉 대상자들이 강원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출경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8.20/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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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서울=뉴스1) 공동취재단,서재준 기자 = 북측의 형수 정공주씨(81)와 조카 김학수씨(56)를 만나는 남측 가족 김종태씨(81) 가족은 특이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상봉에 동행하는 종태씨의 동생 종삼씨(79)가 7년 전에 개성공단에서 목수로 일할 때 같이 일했던 북측 인부 중에 이번에 만나는 조카와 이름이 같은 '김학수'라는 이름의 인부가 있었던 것이다.

종삼씨의 기억에는 당시 만난 학수씨의 나이도 이번에 통보받은 조카와 비슷하다. 종태씨 형제는 "반드시 확인할 것"이라며 부푼 마음을 안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김춘식씨(80)는 꿈에 그리던 두 명의 여동생들을 만난다. 헤어진 지 60년이 훌쩍 넘었다. 춘식씨는 두 동생을 만나면 '어머니 아버지 다 보내고 어떻게 살았냐. 고생 많았다'고 말하며 울 것 같다고 말했다.

춘식씨와 동행하는 남동생 춘영씨(64)의 마음도 설레고 긴장되긴 마찬가지다. 춘영씨는 형과 누나들이 생이별한 뒤 태어났다. 그는 "누나들을 처음 본다"며 "사실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누나들 얘기를 한 번도 안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입을 못 떼셨던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기순씨(91)는 이번 상봉단 중에 부모·자식이 상봉하는 7가족 중 한 가족이다. 기순씨는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떨어져 지낸 아들 리강선씨(75)를 만난다.

아버지와 아들은 1.4후퇴 때 헤어졌다. 당시 두 살배기이던 아들을 놓고 홀로 월남한 기순씨는 평생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

기순씨는 "여러말 안해도 하나만 물어보면 (아들인지) 알 수 있다"며 "아들이 맞다면 '술 좋아하냐'고 제일 먼저 물어볼 거다"라며 미소를 띠었다.

20일 금강산에서 개최되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참가하는 우리 측 가족들을 이 처럼 저마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안고 방북길에 올랐다.

우리 측 상봉단 89명과 동행 가족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집결지였던 속초 한화리조트를 출발했다.

오후 12시 30분께 금강산에 도착한 이들은 오후 3시 첫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총 11시간이 만남을 갖는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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