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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서울 오르고 지방 내리고’ 집값 양극화, 당분간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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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 흐름 전문가 진단

안전자산 기대 ‘주택’ 투자 쏠림에다 공급 부족 탓에 ‘들썩’

실수요자들, 지역별 수급 살펴 판단을…“무리할 필요 없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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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 초양극화 시대.’

지금의 부동산시장을 두고 전문가들이 내린 진단이다. 과연 그럴까. 부동산시장은 움직이고 있고, 진단 시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과거 10년간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지방이 서울보다 3~5배 올랐고, 분석기간을 20년으로 늘리면 거꾸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지방보다 1.5배 올랐다. 최근의 주택시장 흐름은 ‘서울-지방 간 양극화’가 맞다. 게다가 요즘 서울의 주택시장 흐름은 전통적인 ‘대장구(大將區)’인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오름세를 주도하던 과거와도 사뭇 다르다. 용산·마포·영등포(여의도)는 물론 동대문·서대문·성북·종로·중·관악·동작구 등 거의 전 지역에 걸쳐 오름세다. 강남 4구발 ‘풍선효과’도 있고, 자치단체장의 말 한마디에 집값이 널뛰는 일도 벌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경향신문은 ‘2018년 부동산시장’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최근 10년, 20년 사이 집값 흐름도 짚어봤다.


요즘엔 “서울 집값만 오른다”고 한다. 광주·전남 등 지방의 일부 지역 오름세도 뚜렷하지만 서울-지방으로 보면, 서울은 오르고 지방은 하락세다. 왜 그럴까. 또 이런 상황에서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등 5인의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 왜 서울 집값만 오르나

5인의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의 서울-지방 양극화 현상’에 대해 하나같이 “맞다”고 했다. “왜 그런가”라는 질문에는 다양한 이유를 들었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의 최성현 빅데이터랩 매니저는 “지방·수도권의 부동산시장 경기 사이클 불일치에 따른 현상”이라며 “지방은 2010년 이후 이어진 호황기가 끝났으나,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적었던 데다 최근의 저금리에 따른 투자수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주택을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면서 투자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몰린 때문”이라며 “특히 은퇴 후 자산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됐던 베이비부머(1965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들이 오히려 부동산시장의 참여자로 남으면서 수요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 부동산 가격은 하방 경직성(급하게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약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강남 지역과 용산, 여의도 등을 개발한다는 소식은 ‘서울 부동산은 똘똘하다’는 인식만 강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결국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결과”라며 “서울 강남권 등 핵심 지역에는 수요가 몰리고 비인기 지역은 소외되고 있다”고 했다.

유민준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주택 공급 부족’을 원인으로 들었다. 그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수도권에 택지 공급이 차단되면서 주택 공급이 줄어,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라며 “공급 부족은 2021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서울-지방 양극화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서울-지방의 양극화 현상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가을 이사철까지 시작되면 서울 집값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며 “다만 하반기 이후는 정부 정책이나 금리 등 금융시장, 실물경제 흐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민준 차장은 “세금이나 금융제재 등 정부의 수요 억제책으로는 서울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부동산에 쏠린 풍부한 유동성이 찾아갈 곳이 없으면 당분간 서울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최성현 매니저는 “서울 강보합, 서울 외 수도권은 보합, 지방은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서울의 상승폭은 크게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은진 팀장은 “서울은 매물 자체가 제한적이고 재건축 규제로 신규 공급도 부족해 완만한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과거처럼 급상승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서울 지역은 하반기 이후까지는 상대적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실수요자들 집 사야 하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 수혜 계층은 신혼희망타운이나 무주택·다자녀 특별공급 등을 통해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투자목적으로 집을 사려 한다면 당분간 지켜볼 것을 권했다.

최성현 매니저는 ”저금리를 이용해 매입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지역 상황을 고려, 선호지역에 집을 마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무리한 주택 구입은 삼가야 한다. 특히 전세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전세를 끼고 사는 것)는 하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전세시장에 여유가 생겼다”며 “실수요자라면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서울 주요 지역 거주를 희망한다면 미룬다고 주택 가격이 당장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은진 팀장은 “지역별 수급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서울 등 공급이 많지 않은 지역은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저가 매물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과 유민준 차장은 “신혼부부나 청년, 노년층은 임대주택이나 신혼희망타운 등을, 무주택자라면 청약을, 여유 있는 사람이라면 ‘똘똘한 한 채’를 권한다”고 했다.

<김종훈 선임기자 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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