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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 김용판 “조현오 전 경찰청장 댓글 지시 위법하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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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특수단, 8월초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소환해 조사

“조 전 청장 지시 있었지만 위법이라 실행 안해”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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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의 정치 편향적 댓글 작업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특별수사단)이 8월초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김 전 청장은 2011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경찰청 보안국장을 지내면서 정치 편향적인 댓글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김 전 청장은 경찰 조사에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댓글을 쓰라고 지시한 사실은 있지만 위법한 것으로 판단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청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조사 관련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특별수사단은 김 전 청장에 앞서 경찰청 보안국장을 지냈던 황성찬 전 경찰대학장 등 전직 경찰 고위 관계자들을 여러 명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대부분 경찰 조사에서 ‘댓글 작업이 조 전 청장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작업을 할 당시에도 부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의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입증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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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 전 청장은 <한겨레>와 만나 “집회·시위를 비롯해 경찰 관련 쟁점에 대해 인터넷에 댓글을 쓰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이 밝힌 ‘경찰 관련 쟁점’에는 천안함 사건,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주제도 포함돼 있다. 또 경기지방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임 당시 별도의 팀을 구성해 댓글을 작성하도록 한 사실도 밝혔다. 다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 일”이며 “범죄 예방 차원의 활동”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 재임 시절 경찰이 쓴 댓글 등 수만 건을 찾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댓글을 쓴 흔적이 있지만, 상당수가 지워져 현재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수사단은 댓글 내용을 분석해 정리하고 앞서 조사한 경찰청 국장급(치안감) 간부 등의 신병처리를 결정한 뒤 조 전 청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특별수사단 단장을 맡은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기자들을 만나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장급까지 신병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의 신병처리에 대한 윤곽이 나온 뒤에 조 전 청장에게 소환 일정을 통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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