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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요즘 TV 뉴스 보세요?" 시들해진 지상파 뉴스…새 돌파구 찾는 방송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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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뉴스 보세요? 어렵고 재미없는 뉴스 용납 못 해요.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뉴스? 싫어요. 우리가 공감하지 못하는 뉴스, 그럼 그걸 우리가 왜 보죠?”

MBC가 새롭게 선보인 뉴스 콘텐츠 <14F>의 진행을 맡은 강다솜 아나운서는 방송 뉴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방송 뉴스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이러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뉴스의 변신’이 두드러지고 있다.

<14F>는 ‘MBC 14층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MBC 사옥 뉴미디어센터 14층에 위치한 제작팀이 하루 3~4개의 아이템을 선정해 평일 밤 9시에 업로드 하는 모바일 전용 데일리 뉴스쇼다. 젊은 층이 즐기는 SNS 채널을 공략하기 위해 3분 안팎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개이득(아주 큰 이득)’, ‘빡친다(매우 화나다)’ 등 방송 뉴스에서는 볼 수 없는 용어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이호인 MBC 뉴미디어뉴스국장은 “20대를 대변하는 미디어가 되고 싶다는 목표로 만들었다”며 “한달 정도 시범 운영한 결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방송 콘텐츠와의 융합을 통해 MBC 뉴스의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지난달부터 MBC가 선보인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는 시청자가 뉴스 아이템 선정에 참여하는 인터넷 방송으로, 그는 “지상파 뉴스와 SNS를 묶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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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도 데일리 시사토크쇼를 새롭게 선보인다. 방송인 김제동이 진행을 맡은 KBS 1TV의 <오늘밤 김제동>은 오는 9월10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밤 11시30분 방송될 예정이다. 제작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의 엄숙하고 어려운 정통 시사프로그램의 틀을 벗고,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의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가는 색다른 포맷의 시사토크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밤 김제동>은 편성과정에서 내홍을 겪기도 했다. 심야뉴스인 <뉴스라인> 시간대에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안이 검토되자 KBS 기자협회가 “뉴스의 정시성이 훼손된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결국 KBS는 <뉴스라인>의 보도 시간을 10분 단축하고, 밤 11시30분 편성을 확정했다.

‘편파 시비’도 일었다. 일부 언론에서 ‘김제동이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로 출연한다’고 보도하면서다. 이에 KBS 공영노조는 지난달 31일 “공정하고 객관적 뉴스가 아닌 특정 진영 위주의 편파적 뉴스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영노조는 상당수 직원이 소속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나 KBS노동조합과는 별개의 노조로, 2011년 보직 없는 1직급 간부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소수 노조이다. KBS 사측은 “뉴스가 아닌 시사토크쇼”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뉴스가 다방면으로 변화를 꾀하는 데는 시청률 하락의 이유가 크다. MBC <뉴스데스크>의 지난 5일 시청률은 역대 최저 수준인 1.97%를 기록했다. 평일인 지난 13일 시청률은 3.5%로, JTBC의 <뉴스룸>(6.4%)보다 2.9%포인트 낮았다. 한때 뉴스 시청률 30%를 넘나들던 KBS 1TV <9시뉴스>의 시청률은 10%대로 떨어졌다. 13일 시청률은 14.6%를 기록했으며, 주말 시청률은 8~9%대로 한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앵커 교체’ 전략도 소용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한 이후 <뉴스데스크>에서는 두 번의 앵커 교체가 있었다. KBS 역시 양승동 KBS 사장 취임 후 <뉴스9> 진행자를 김철민·김솔희 앵커로 교체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제자리 걸음이다.

박종민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다매체 시대에 앵커 교체나 뉴스 타이틀 변경 등 기존의 쇄신 방안은 더 이상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통하지 않는다”며 “시청률 고전을 겪고 있는 지상파 뉴스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나 뉴스 포맷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다양한 시도도 좋지만, 지상파 뉴스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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