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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해찬·손학규 대세론…올드보이는 왜 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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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당 분위기 수습에는 강하고 무거운 리더십 필요" 여론

"오래됐다" 비난에도 강력함·안정감으로 지지율 1위 유지

2007년 대선 경쟁자 정동영도 평화당 대표로 선출

일각선 "세대교체 실기" 우려도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당대표 선거에서 이해찬 의원과 손학규 상임고문이 각각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정동영 의원까지 민주평화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주요 정당을 관통하고 있는 이른바 '올드보이' 리더십도 재평가를 받고 있다.

이해찬 의원은 본인의 출마 여부가 다른 후보들의 출마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상당한 당내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지만 이미 14년 전 국무총리, 6년 전 당대표를 역임했던 인물의 당권 귀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컷오프가 끝난 후 본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1위에 오르며 대세론을 형성했다.

장관과 경기도지사, 당대표, 대선 경선후보 등을 지낸 손학규 상임고문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느지막이 지난 8일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무난히 컷오프를 통과한 것은 물론 높은 지지율로 1강(强)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올드보이의 강세는 세대교체 보다는 어수선한 당의 분위기를 수습하고 전력을 정비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당원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경쟁자인 김진표, 송영길 의원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불편해 한다", "다른 의원들이 어려워한다" 등 소통의 어려움은 물론 건강이상설까지 제기 당하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이 의원 본인도 정치권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협치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태도를 먼저 바꿔야만 협치가 가능하다"며 야당과 대립각을 세 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 고유의 목소리를 내고 당청 관계를 수립해 달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유력한 차기 주자도, 당을 진두지휘하는 사람도 없는 과거 열린우리당의 모습과 유사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기 정치를 배제한 채 조정자 역할을 할 사람은 이 의원뿐이라는 당내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기대감은 손 상임고문이 "이해찬도 나오는데 나도 해야지"라고 직접 말할 정도로 그의 출마에 영향을 미쳤다.

손 상임고문도 세대교체론과 안철수 전 대표가 그를 밀고 있다는 이른바 '안심' 논란을 들고 나온 다른 후보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당했다.

하지만 특유의 중량감과 여유로 "나는 올드보이가 맞다", "자기들이 안철수의 지지를 받고 싶은데 못 받으니 하는 얘기가 아니냐"며 정면돌파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당내 양대 리더십이었던 안철수, 유승민 전 대표가 없는 상황에 필요한 리더십은 안정의 리더십"이라며 "손 상임고문보다 무게감 있는 인물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에게 거는 평화당원들의 기대도 이들에 향한 것과 유사하다. 1~2%를 오가며 존재감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친숙한 인물, 큰일을 해본 체급 높은 인물이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11년 전인 2007년 대선에서 함께 경선주자로 나섰던 올드보이의 귀환에 당이 쇄신의 기회를 실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3당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이번 당대표는 바뀐 정치 지형에서 치러질 총선을 이끌 중요한 자리인 만큼 그간 원활하지 못했던 세대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어려워 보인다"며 "당이 대권주자를 키워내는 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훌륭한 당권 주자들도 나올 수 있도록 교육과 토론 등 좋은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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