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반둥 참사' 김학범호를 깨운 '주장' 손흥민의 채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반둥(인도네시아), 이균재 기자] "창피한 일이다. 우리가 독일을 이긴 게 역사에 남을 듯이 말레이전 패배는 우리 커리어에 끝까지 남는다. 한 번 실수를 또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반둥 참사를 경험한 후배들에게 남긴 말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대회 조별리그 2차전서 1-2로 충격패했다.

반둥 참사였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1승 1패를 기록하며 말레이시아(2승)에 이어 조 2위로 밀려났다. 오는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최종전서 이기더라도 말레이시아에 승자승에 밀려 조 1위-16강행이 불가능하다.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으로 순위를 가린다. 최악의 경우 키르기스스탄에 패할 경우 탈락할 수도 있다.

황인범은 18일 오후 훈련을 앞두고 열린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말레이시아전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뒤 선수단 미팅을 많이 했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다. 다음 경기를 어떻게 잘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말이 아니라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말레이시아전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부터는 처음부터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잘해서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중원 장악 실패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2선과 3선 자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중심을 잡아야 할 수비수들과 뒷문을 지켜야 할 골키퍼까지 흔들렸다.

황인범은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미드필더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안일한 생각을 했다.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었다. 나도 후반에 들어갔을 때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분위기가 많이 넘어간 상황이었다"는 그는 "나를 비롯해 후반에 들어간 (손)흥민이 형, (이)승모 등이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한 건 우리 잘못이다. 선발 11명의 잘못이 아닌 후반 교체로 들어간 이들과 밖에서 대기했던 20명 모두가 준비를 잘못해 그런 결과가 나왔다. 키르기스스탄전서는 그런 부분을 잘 생각해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가운데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전서 반드시 승점을 획득해야 최소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다. 만에 하나 패한다면 탈락할 수도 있다. 황인범은 "모든 선수들이 토너먼트를 미리 내다봤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말씀하셨듯 우리가 스스로 험한 길을 택했다. 어쩔 수 없다. 결과를 돌이킬 수 없다. 이제는 키르기스스탄전을 시작으로 경기장, 시간, 상대가 바뀌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좋은 경기력을 더 보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준비하면 말레이전 같은 실망보다는 반전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캡틴' 손흥민은 후배들에게 당근 대신 채찍을 건넸다. 황인범은 "주장 흥민이 형이 많은 얘기를 해줬다. '창피한 일이다. 우리가 독일을 이긴 게 역사에 남을 듯이 말레이전 패배는 우리 커리어에 끝까지 남는다. 한 번 실수를 또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며 "무거운 분위기에서 미팅이 이어졌지만 그걸로 끝내고 회복 훈련부터 다시 분위기를 더 끌어올려서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흥민이 형도 그렇고 우리도 느낀 게 조금이라도 안일한 생각을 했기 때문에 말레이전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대비를 많이 했지만 말레이가 우리보다 준비를 잘했다는 게 결과로 나왔다. 다음 경기부터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반성했다./dolyng@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