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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3㎡당 1억 훌쩍···미친 집값에 젊은층 '홍콩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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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어 대출 갚느니 적게 벌고 편하게 살겠다"

치솟는 물가·中압박 등에 이민자 급격히 늘어

젊은인재 부족에 아우성···고령화 가속 우려도

서울경제


홍콩의 중산층 아파트 가격은 3.3㎡당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세계 최고의 주거비에 중국 정부의 정치적 억압 등이 맞물리면서 홍콩인의 이민이 급격히 늘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이민을 떠난 홍콩인은 2만4,300명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6,100명)에 비해서도 4배 늘어난 수치다. 현지 이민 컨설팅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이민자 수가 벌써 작년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민을 떠나는 홍콩인의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진다는 것이다. 의료·IT업계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이들도 “수입의 상당 부분을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쓰느니 벌이가 적더라도 삶의 질이 높은 나라로 가고 싶다”며 홍콩을 떠나고 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주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대만 등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나라들이다.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 정부의 정치적 억압과 치솟는 물가, 각박한 경쟁사회, 경직된 교육 시스템 등도 이민을 떠나게 만드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젊은 인력 부족으로 홍콩 사회 곳곳은 이미 아우성이다.

삶의 질 악화로 홍콩을 떠나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반면, 홍콩으로 이주하는 중국 본토인의 수는 크게 줄었다. 해마다 5만명이 넘는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으로 이주해왔지만, 지난 1년간 이주해온 중국인 수는 4만1,000명에 그쳤다. 이는 직전 1년에 비해 26%나 줄어든 수치이다.

젊은 층의 유출이 늘고 유입은 줄어들면서 홍콩의 고령화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실제로 2016년 16.6%였던 홍콩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점차 증가해 2036년 31.1%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교환기자 chang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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