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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비슷한 듯 다른 듯'1994년 폭염 VS 올해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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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 모두 우리나라 주변 대기상층에 티벳고기압, 대기중·하층에 북태평양고기압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된 것도 비슷
최고기온은 올해가 1994년보다 높게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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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중구 명보극장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햇볕 아래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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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1994년의 폭염과 올해의 폭염은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1994년 폭염과 올해 폭염이 유사하지만 올해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1994년은 물론 올해도 우리나라 주변 대기상층에는 티벳고기압이, 대기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다.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맑은 날씨로 인한 일사효과가 더해져 무더위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티벳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1994년보다 더 강하고, 폭 넓게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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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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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된 것도 비슷하다. 두 해 모두 필리핀해 부근에서 대류활동이 활발했고, 상승기류가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서 하강기류로 바뀌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다만 올해는 봄철부터 16일까지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온도가 중립상태를 보였으나, 1994년에는 봄철부터 엘니뇨가 지속됐다.

올해와 1994년은 모두 중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온난한 성질의 고기압들이 동서로 늘어선 모양을 그렸다. 특히 올해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나타난 고기압들의 강도는 1994년보다 강했다. 이로 인해 두 해 모두 중위도 지역에서의 제트기류가 평년보다 북쪽에 위치하면서 중위도 대기상층의 동서흐름이 정체돼 폭염이 지속됐다. 유럽, 중동, 동아시아, 북미를 중심으로 폭염 및 산불 등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스웨덴, 알제리, 모로코 등은 관측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사하라사막의 최고기온은 51.3도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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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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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1994년과 올해 전혀 다른 역할을 했다. 1994년에는 8월 상순에 태풍 '브렌든'(BRENDAN)과 '엘리에'(ELLIE)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려 더위가 일시적으로 누그러졌다. 그러나 올해는 장마가 종료된 이후 태풍 '암필'(AMPIL)과 '종다리'(JONGDARI)가 오히려 폭염을 강화시켰다.

기온 면에서는 1994년이 올해를 따라오기 어렵다. 지난 1일 서울은 일 최고기온 39.6도를 보이며 종전의 기록인 1994년 7월24일 38.4도를 뛰어넘었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10월1일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같은 날 홍천도 일 최고기온 41도를 기록하며 1942년 8월1일 대구에서 기록한 전국 역대 1위인 40도를 훌쩍 넘겼다.

일 최저기온의 경우 서울은 지난 2일 30.3도를 보였다. 강릉은 지난 8일 30.9도를 나타냈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경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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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9.2일로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평년은 8.7일 정도다. 열대야일수도 15.7일로 1994년 16.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편이었다. 폭염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날이다.

폭염은 낮 동안 주로 내륙지역에, 열대야는 밤 동안 주로 해안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1994년과 유사하다.

한편 16일 기준 폭염일수는 의성이 43일로 가장 많고, 폭염 최장 지속일수는 금산이 37일로 가장 길다. 열대야일수는 청주가 34일, 열대야 최장 지속일수는 여수가 29일을 기록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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