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軍 위문공연 맞아?.. '성상품화 끝판왕' 비난 쏟아져

댓글 3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지난 14일 유튜브에 올라온 육군의 한 부대에서 펼쳐진 위문공연 중 일부 /사진=유튜브 캡쳐


군대 위문공연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육군의 한 부대에서 피트니스 모델이 특정 신체 부위만 가린 채 자극적인 공연을 펼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성상품화의 끝판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게시자는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허벅지 쓸어올리고..자극적인 동작 연속
17일 네티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유튜브에는 ‘피트니스 모델 @군부대 위문공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피트니스 모델은 허벅지를 쓸어 올리고 각선미를 강조하는 아찔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자극적인 동작의 연속이었다.

사회자가 "지금부터 기본포즈 4가지를 보여드리겠다"며 다른 자세를 요구하자 선수는 뒤돌아서 엉덩이를 한껏 뺀 자세로 머리를 넘겨 뒤태 윤곽을 그대로 드러냈다. "나이가 어떻게 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21살입니다"라는 모델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와아아"하는 환호소리가 들렸다.

해당 동영상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여성 네티즌들은 "이게 지금 2018년 공연이 맞냐"며 "여성 성상품화의 끝판왕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심지어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도 “대놓고 노리고 가네요”, “와 이건 너무 세네요” 같은 반응이 나올 정도로 피트니스 모델의 공연은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상품화로 가득찬 군대위문공연을 폐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해당 영상이 첨부되기도 했다. 해당 청원에는 17일 오후 2시 현재 70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해당 영상 삭제.."공연 방향 달라져야"
논란이 되자 해당 부대는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군 관계자는 "부대 위문공연을 하는 조직위원회에서 데려온 공연 팀이기 때문에 피트니스 모델까지 오는 줄은 몰랐다"면서 "걸그룹 4개팀만 공연하는 걸로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해명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 측은 "공연단 리스트나 큐시트 내용은 중간에 바뀔 수 있다. 해당 부대와 협의된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해당 공연은 국군장병들에게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취지의 공연"이라며 "피트니스 대회에서 입는 의상과 똑같은 의상인데 군부대 내에서 공연했다고 특히 논란이 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성 전문가들은 "위문공연 자체가 남성들의 노고를 미봉책으로 덮으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군인들의 처우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니까 징집당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이런식으로 책임을 돌리려고 한다"며 "위안부 문제에는 공분하지만 국내 여성들이 군인들을 위해 성적 대상화 되는 것은 당연시 돼 온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도 "남성의 성적 욕망은 당연한 거고 그것을 풀 수 없는 군인들을 집단적으로 위로해 줘야 한다는 낡은 인식은 군대 내에서 여전하다"며 "위문공연의 방향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