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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ye폰' 나온다…폰에 묶인 '손'의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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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아이폰 이후…손, 스마트폰에 구속
거리에도 스마트폰만 내려다보는 스몸비 가득
"애플, 2020년 증강현실(AR) 글래스 출시"
안경 형태 디바이스로 두 손의 자유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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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글래스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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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2007년 이전까지 인간의 '어깨'는 무거웠다. 휴대용 전화기에 카메라를 따로 메고 음악은 MP3 기기에 넣어야 했다. 영상은 PMP로 봤고 여행 중엔 지도책을 휴대했다.

11년 전 스티브 잡스는 "이것은 세 가지 디바이스(전화기·음악 플레이어·인터넷 서핑 기기)가 아닙니다. 하나입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아이폰의 등장이다.

모든 것은 스마트폰에 통합됐다. 이후 우리의 어깨는 가벼워졌지만 문제는 '손'이었다. 스마트폰 등장 후 세상은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쳐다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눈을 내리깐 사람들이 거리를 누비는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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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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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은 계속 변한다. 2020년 마침내 '손의 해방'도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애플이 증강현실(AR) 스마트글래스(Smart glasses)를 2020년 출시할 것"이라고 궈밍치 홍콩 톈펑(TF)국제증권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스마트글래스는 안경처럼 쓰는 형태의 디지털 디바이스다. 안경다리에 통신 칩셋·카메라·배터리·마이크·조작부 등이 들어간다. 렌즈는 디스플레이 역할을 한다. 문자 메시지가 오면 렌즈에 내용이 펼쳐지고, 말로 답장을 보낼 수 있다. 카메라가 시선과 동일한 방향을 보며 달려 있어 말로 촬영하고 말로 그 사진을 보낼 수도 있다.

스마트글래스라는 디바이스를 애플이 업계에서 처음 출시하는 것은 아니다. 앞선 2013년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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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 홍보영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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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해방을 먼저 꿈꾼 사람도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다.

"어느 날 고개를 숙인 채 손안의 유리 표면을 만지작거리는 사람을 보면서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꼭 그렇게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면서 걸어 다녀야 할까.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만들 수는 없을까." 그는 2013년 스마트글래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만 구글 글래스는 소비자용으로 판매되지 않았고 기술적·제도적 난관에 부딪혀 보편화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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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P글로벌이 지난 2월 출시한 스마트 글래스 '레벨(Level)'. 자기 센서, 가속도 센서, 자이로스코프로 움직임을 추적하며, 이렇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앱을 이용해 이동거리, 걸음 수, 소모 칼로리 등 이용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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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애플이 2020년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술렁인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디지털 라이프 혁명을 촉발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BI는 "애플은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디지털과 실제 현실을 결합하고 이에 걸맞은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이폰을 통해 멀티터치스크린을 도입한 2007년처럼 스마트글래스는 혁명적인 사용자환경(UI)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TF증권 역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 애플을 2조달러 기업으로 만들 핵심 디바이스는 애플카와 함께 AR 글래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벤처투자사 루프벤처스는 "애플의 글래스 디바이스는 출시 첫해 10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며, 제품 대당 가격은 1300달러"라고 아예 구체적 추정치를 내놨다. 이에 따라 애플은 스마트글래스로만 130억달러(약 15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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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2분기에 애플 주식 1240만주를 쓸어 담았다. 이 회사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지난 6월 기준 466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한다. 버핏은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꺼리는데, 예외가 있다면 애플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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