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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 4-2-3-1 선호…투톱 정착 신태용 업적 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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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벤투가 17일 제73대 대한민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됐다. 전임 사령탑이 우여곡절 끝에 정착시킨 투톱 전술이 계승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파울루 벤투는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조국 포르투갈의 2000 유럽축구연맹선수권(유로) 3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에 공헌했다.

선수로 활약할 당시 성향은 지도자로도 반영됐다. 파울루 벤투는 4백과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안정감을 주는 4-2-3-1 대형을 선호한다.

매일경제

벤투가 포르투갈 사령탑으로 가나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대비 훈련에 임한 모습. 조국의 유로2012 4강을 이끌어 명성을 얻은 벤투는 월드컵 16강 실패로 체면을 구겼다.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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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와의 협상에서도 파울루 벤투는 ‘효율적인 수비 성공에 이은 카운터 어택’이라는 전술적인 철학을 밝혔다. 4-2-3-1을 통해 6명의 탄탄한 방어와 4명의 역습을 즐기는 감독답다.

물론 4-2-3-1 대형도 운영하는 감독과 이를 실천하는 선수의 성향에 따라 여러 색깔이 있긴 하다.

파울루 벤투와 유사한 4-2-3-1전술을 구사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사령탑으로는 2006년 아시안게임 4위 및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위를 지휘한 핌 페르베이크(네덜란드)를 꼽을 수 있다.

핌 페르베이크는 한국 축구에 4백을 보편화시킨 업적을 인정받는다. 나아가 수비형 미드필더 2명 기용을 바탕으로 견고한 2줄 수비도 선보였다.

다만 파울루 벤투와 핌 페르베이크가 선호하는 수비형 4-2-3-1은 방어적인 6명과 공격 임무를 맡은 4명이 따로 노는 현상을 유발하기 쉽다. 원톱이 고립되는 일이 잦은 이유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대표팀은 아시아 무대에서조차 압도적인 센터포워드가 드물어졌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공격수를 최전방에 1명만 놓으면 수비를 쉽게 극복할 리가 없다.

실점 최소화가 중요한 국가대항전일수록 원톱 전술을 쓰고자 하는 감독의 유혹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지역 예선에서도 시원한 공격을 보기 어렵다.

한국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19위를 지휘한 신태용 감독은 간판스타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하기 위해 한동안 대한민국 국가대항전에서 보기 힘들었던 투톱 전술을 꺼내 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4-4-2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을 날개뿐 아니라 센터포워드로도 활용하는 것을 참고하는 등 선진 전술을 참고하는데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을 지도하는 김학범 감독도 3-5-2를 주 전술로 채택하는 등 신태용 감독의 모험은 국가대항전에서 다시금 투톱을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9 AFC 아시안컵 나아가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파울루 벤투에게 사령탑을 맡기겠다는 복안이다. 벤투표 4-2-3-1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단조롭고 다양하지 않은 공격이 신태용 감독과 김학범 감독이 제시한 투톱 패러다임을 단절시킬까 염려된다.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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