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북한금융연구센터장 "북한도 사금융·카드사용 활성화…통일 연착륙 역할"
조선중앙은행 청사 |
17일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산하 북한금융연구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금융이 변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은행과 화폐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은행이 진출하면 예금보장 등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 금융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던 사회주의 공화국의 중앙은행 중심 금융과는 다르다.
이전까지는 계획경제 체제였지만 1990년대 소비에트연방이 붕괴하고 원조가 없어진 상태에서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변화했다.
박 센터장은 "배급이나 자금 배분이 거의 안 되다 보니 주민·기업이 자체 생존해야 해 장마당이 발전했고 사금융 시장이 형성됐다"며 "화폐개혁 등으로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자연히 외화 시장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2011년에는 기업소법을 제정해 '주민 유휴화폐자금', 즉 사금융을 통해 자금을 동원할 수 있도록 법제화했고 2015년 상업은행법을 개정해 은행 예금에 대한 비밀보장과 지급의무를 명시했다.
이 같은 법이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 중에서는 은행이 가장 먼저 북한에 발을 디딜 수 있으리라고 봤다.
박 센터장은 "국내 금융기관에서는 은행이 가장 먼저 북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합영 은행 형태로 진출해 기간시설과 농업개발 등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선 전력이나 철도 운수, 석탄 광업 등 인프라 사업을 위해 대규모 자금 유치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국제기구와 함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농지를 개발하거나 수로 사업을 하는 농업개발도 중요한 사업인 만큼 이 분야로 나설 수도 있다.
은행 이외에도 현재 북한에 보험법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북한금융연구센터장 |
북한금융연구센터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지난 5월에 한국금융연구원 산하에 설립됐다.
현재는 자체적인 북한 금융연구와 함께 학계 연구진과 국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가 참여하는 포럼을 열어 정보 교류에 나서고 있다.
박 센터장은 "북한 연구는 정치나 안보 연구 중심이고 금융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북한 금융이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더 많이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북한 금융 연구는 통일 시에는 연착륙을 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박 센터장은 기대했다.
그는 "향후 북한의 은행 산업이 발달해서 자금이동이 원활해지면 북한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며 "북한의 경제 발전은 향후 통일이 될 때 연착륙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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