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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한몸 된 알렉사·코타나…AI 비서 생태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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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MS, 공식 발표 1년 만에 시범 서비스…국내 진출 가능성

구글·애플 양강구도 속 LG·삼성도 포털 기반 플랫폼과 잇단 제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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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양사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와 코타나를 통합하기 위한 공개 시범 서비스를 15일(현지시간) 시작했다. AI 음성인식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국내외 대표기업들의 본격적인 합종연횡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5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만나 제휴를 제안해 시작된 양사 AI 비서 통합은 공개 발표 1년 만에 일반 이용자들이 통합 기능을 이용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알렉사 사용자는 아마존 에코 스피커에서, 코타나 이용자들은 MS의 윈도10 기반 PC나 인보크 스피커에서 상대방 AI 비서를 불러낼 수 있다. 알렉사 이용자들은 “알렉사, 코타나를 열어줘”라고 말한 후 코타나의 일정 관리, e메일 읽기 등의 기능을 쓸 수 있다. 코타나 이용자들은 “코타나, 알렉사를 열어줘”라고 말한 후 아마존에서 주문하고 배송 추적, 추가 주문, 반송, 환불 등 명령어를 실행할 수 있다.

알렉사와 코타나의 통합은 글로벌 AI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구글, 애플과의 경쟁에서 서로에게 강력한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애플, 아마존·MS 간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되는 셈이다.

구글과 애플은 모두 안드로이드와 i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기기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도 제휴해 자사의 AI 플랫폼을 자동차로 확장하고 있다. AI 스피커 시장에서는 아마존 에코에 뒤지지만 그 외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갖춘 생태계는 아마존을 앞서고 있다.

디바이스 기반이 약한 아마존은 이번 통합으로 윈도10 PC를 소유한 사람들을 자사 AI 생태계에 끌어들일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은 맛집 정보 등 콘텐츠 서비스가 부족하고, MS는 AI 기술력과 쇼핑 서비스가 부족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알렉사·코타나 두 AI 플랫폼의 통합에 국내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이 이르면 9월 한국 시장에 출시되고 아마존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국내 AI 업체들은 국내시장 수성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다.

국내 업체들도 협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AI 분야는 어느 한 회사가 모든 걸 잘할 수 있는 게 거의 불가능한 시장”이라며 “서비스와 운영체제, 하드웨어에 장점이 있는 기업끼리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제휴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AI 플랫폼 ‘빅스비’를 중심으로 오픈 생태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AI 서비스에 익숙해지려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참여자가 많아야 한다”며 “지금은 삼성 제품 위주로 시작하지만 최종 목표는 완전한 오픈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빅스비를 스마트폰 AI 스피커뿐 아니라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도 연계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카카오와 무선 및 가전 분야에서 ‘빅스비’와 ‘카카오i’를 연동하기로 하는 제휴를 맺었지만 아직 구체적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의 개방 전략이 다른 기업보다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는 ‘딥씽큐’라는 자체 A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찍부터 구글, 아마존, 네이버 등과 협업하고 있다. LG전자 AI 스피커 ‘씽큐허브’에서 네이버의 ‘클로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갖고 있는 가전제어의 강점에 지식·맛집·지역·교통 정보 검색 등 네이버가 보유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의 강점을 결합하려는 의도다. 아마존·MS의 협력관계와 유사하다. 카카오의 경우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에 카카오내비를 탑재했다.

국내 업체들은 우선 한국어 서비스의 강점을 최대한 지켜갈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알렉사가 국내에 진출한다고 해도 한국어 능력이 얼마나 좋을지는 의문”이라며 “현재로선 한국어 서비스에 강점을 갖는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더 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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