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friday] 양조장 돌며 즐기는 신선한 수제맥주… 제주에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주 맥주 투어] '메이드 인 제주' 맥주 즐기기

맥파이 브루어리

감귤창고 개조해 만든 양조장 주말마다 투어 프로그램 운영… 탭룸서 피맥·치맥할 수 있어

제주맥주

맥주 재료들의 향과 맛 체험… 감귤향 감도는 '제주위트에일' '펠롱에일' 등 맛볼 수 있어

사우스바운더 브루잉컴퍼니

양조장 투어 코스는 없지만 개성있는 수제맥주와 제철 재료로 만든 요리 풍성

조선일보

하루 3000L의 맥주를 생산하는 제주 맥파이브루어리. 맥주 양조가 끝난 주말마다 맥파이브루어리에선 양조장 투어가 열린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시설을 직접 보고 신선한 맥주도 시음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제주에선 맥주뿐 아니라 오메기술, 고소리술 등 전통주 만드는 양조장까지 다양한 양조장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난히 무더운 올여름, 제주로 향하는 길을 설레게 하는 색다른 것이 있으니 맥주다. 그저 흔한 맥주 말고 제주에서 만드는 개성 있는 '메이드 인 제주' 맥주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양조장에서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가까이서 보고 체험하는 '양조장 투어'를 즐길 수 있다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양조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흔치 않은 경험이다. 맥주 마니아들에겐 취향에 맞는 맥주를 찾고 맥주에 대한 지식을 넓힐 기회다. 맥주 양조장만 둘러보는 게 아쉽다면 오메기술, 고소리술 등 제주 고유의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 투어도 즐길 수 있다.

맥주 양조장이 된 감귤창고

제주에서 떠나는 양조장 투어의 첫 번째 코스는 맥파이브루어리다. 2012년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의 작은 펍으로 시작해 수제 맥주와 '피맥(피자+맥주)' 붐을 일으킨 '맥파이브루잉컴퍼니'의 양조장이다. 2016년 3월 아라리오뮤지엄의 투자를 받아 제주시 회천동의 빈 감귤창고를 개조해 양조장을 열고 본격적인 맥주 생산을 시작했다. 제주다우면서도 빈티지한 분위기 물씬 풍기는 양조장에선 쾰시, 페일에일, 포터, 아이피에이, 고제 등 클래식 맥주 5종과 계절마다 다른 시즈널 맥주 3종이 만들어진다.

맥파이브루어리에선 양조가 끝나는 주말마다 양조장을 개방해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에선 규모가 크든 작든 양조장마다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어떤 맥주를 만드는지 가까이서 볼 수 있죠. 우리 맥주를 알리고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고요." 캐나다에서 온 에릭 모이니한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하루 4번(오후 1·2·4·5시) 투어가이드와 함께 실제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 설비를 직접 둘러본다.

조선일보

맥주를 손에 든 제주의 상징 돌하르방. 제주 하면 맥주를 연상시킬 만큼 제주에선 개성있는 ‘메이드 인 제주’ 맥주와 양조장 투어를 즐길 수 있다.


하루 3000L의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30분 남짓 맥주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과정을 들으며 맥주 5종을 시음하고 비교해볼 수 있다.

경기도 성남에서 온 직장인 김주혁(33)씨는 "수제 맥주를 좋아하지만 양조장에 온 건 처음인데,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나니 맥주 맛이 더 깊이 있게 느껴진다"며 "평소 가지고 있던 맥주에 대한 궁금증도 풀렸다"고 했다. 투어가이드 이승구씨는 "수제 맥주나 양조장에 대한 호기심으로 오는 사람도 있고 제주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도 많다"며 "30~4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에도 인기"라고 했다.

양조장 투어가 아니라도 수요일부터 일요일 낮 12시~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 탭룸에서 맥파이브루어리에서 만든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맥주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피자와 치킨을 함께 즐기며 양조장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양조장 투어 성인 2만원(투어, 테이스팅, 맥주 한 잔 포함). 이메일로 예약 및 문의.

오감으로 즐기는 맥주 투어

두 번째 코스는 지난해 제주시 한림읍에 문을 연 제주맥주다.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아시아 첫 자매회사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양조 기술을 적용하되 제주의 청정 원료를 활용해 특색 있는 맥주를 만든다. 제주의 물과 유기농 감귤 껍질을 사용해 은은한 감귤 향이 느껴지는 '제주위트에일'이 대표적이다. 제주위트에일을 생산하는 제주맥주의 양조장은 국내 4번째 규모로 공장 같은 설비를 갖추고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투어 코스는 맥주 생산 과정과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매시간 진행되는 양조장 투어는 도슨트와 함께 맥주가 완성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브루어리 실험실. 맥주 원료와 향과 맛을 위해 첨가하는 각종 재료의 향을 맡아보거나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직접 체험하며 생소한 재료와 가까워지면 맥주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투어가 끝나면 테이스팅룸에서 신선한 제주위트에일을 맛볼 수 있다. 양조장을 바라보며 감귤칩과 함께 은은한 감귤향 감도는 부드러운 맥주를 즐겨본다. 제주맥주 출범 1년을 맞아 출시된 제주펠롱에일도 맛볼 수 있다. 제주 곶자왈을 모티브로 한 페일에일 타입으로 '펠롱'은 '반짝'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맥주 관련 서적, 잡지를 모아놓은 작은 도서관과 제주맥주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 상품 가득한 기념품숍도 놓치지 말고 둘러볼 것. 입구부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 남기는 것도 빼놓기 아쉽다. 가족과 온 김경림(44·서울 위례동)씨는 "국내에 이런 규모의 양조장이 생겼다는 게 신기하고 반갑다"고 했다. 양조장 투어 1만2000원, 7세까지 무료. 예약은 제주맥주 홈페이지.

조선일보

①국내 4번째 규모로 공장 같은 설비를 갖춘 제주맥주 양조장. 도슨트와 함께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②사우스바운더브루잉컴퍼니에서 만든 맥주 2종과 제주의 제철 재료로 만든 인기 메뉴 스모크버거. ③맥파이브루잉컴퍼니 에릭 모이니한 대표가 맥파이브루어리에서 만든 신선한 맥주를 건네고 있다. ④감귤 창고를 개조해 제주다우면서 빈티지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맥파이브루어리와 투어 중인 사람들의 모습. ⑤국내 최남단 양조장인 사우스바운더브루잉컴퍼니의 외관. ⑥맥주 시음 가능한 테이스팅룸이 있는 제주맥주 3층. 작은 도서관, 기념품숍이 모여 있다./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주의 남쪽, 국내 최남단 양조장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초입에 있는 사우스바운더브루잉컴퍼니도 추천할 만하다. '맥주 덕후'인 셰프와 양조 전문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브루펍(양조장이 있는 펍)이자 다이닝펍. 제주의 남쪽, 국내 최남단에 있는 작은 양조장이기도 하다.

양조장 투어가 따로 있거나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직접 생산한 개성 있는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인터스트리얼한 인테리어와 양조장이 어우러진 공장형 건물은 해가 지면 운치를 더한다. 양조장에선 부드러운 밀 맥주 '사우스바운더 썸 바이젠'과 과일 향이 느껴지는 페일에일 '사우스바운더 샤크 에일' 2종을 직접 만든다.

탐라에일 허진성(45) 대표는 "지금은 대중적인 맥주를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 제주의 특성을 가미한 로컬 맥주를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직접 생산하는 맥주 외에도 다양한 수제 맥주를 취급해 원하는 대로 골라 맛볼 수 있다.

맥주와 함께 제주의 제철 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롯데호텔 수석셰프 출신인 권상원(43) 대표가 만드는 스모크버거, 피자, 버터밀크 프라이드치킨 등 군침 도는 메뉴가 가득하다.

제주의 보리와 화산암반수를 사용해 만드는 제주 맥주 제스피도 빼놓으면 아쉽다. 제주자치도개발공사에서 2013년 생산을 시작한 제스피는 라거, 페일에일, 바이젠, 스타우트, 스트롱에일, 규리든에일 등 6종의 맥주를 선보인다. 서귀포의 제스피 제조장은 현재 투어가 불가능하지만 제주시 연동의 전문 매장에서 모든 맥주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관련기사] 차조로 빚는 오메기술·고소리술, 누룩 만드는 법 배워가는 2030도 많아요



[제주=강정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