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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병사들 제초·제설작업 안한다…軍, 민간인력 투입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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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이 하던 제초 작업, 청소 등 군내 사역임무가 내년부터 민간에 맡긴다. 이런 임무는 일과시간을 지나 휴식시간까지 이어지면서 병사들의 전투력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유발해 병사들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국방부는 16일 “제초, 청소, 제설은 병사들의 고충이 큰 분야로 평가돼 왔다”며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병사들이 전투준비라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역임무를 덜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내년부터 육군 GOP(일반전방초소) 사단, 해군 작전사령부 및 함대사령부, 해병 전방부대, 공군 전투비행단 등부터 제초 및 청소 작업에 민간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내년 창설될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해군 기타 전투부대, 공군 비행장 등으로 확대하고 2021년에는 육해공군 후방부대 등 군 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초 작업은 지난해 7월 군 당국이 GOP 근무 장병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민간위탁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 분야다. 설문에 응한 장병 1015명 중 66.4%가 민간위탁 최우선 순위로 제초를 꼽았다. 현재 전방지역 1개 GOP 사단의 평균 제초 대상 면적은 축구장 백여 개 크기에 달한다. 특히 잡초가 빠르게 자라는 한여름에는 제초 작업을 하느라 병사들이 오히려 교육훈련에 전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제초 작업에 민간 인력을 계약직 형태로 채용해 5~10월 6개월 간 4회 가량 제초작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청소는 민간 용역을 통해 세탁실, 도서관, 병영식당 등 군 내 공용시설에 한해 맡길 예정이다. 군 당국은 공동구역 청소를 민간인력이 맡을 경우 병사 1인당 연 148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초, 청소 등의 임무를 민간에 위탁하면 병사들은 일과 외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병사 간 갈등이 줄어들고 병영 내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번 민간위탁이 군부대 주변 지역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 제설 작업은 민간 위탁 대신 전방 GOP지역에는 좁은 도로와 경사지에 적합한 제설장비를 추가로 보급해 병사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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