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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의 ‘협치’ 합의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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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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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16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열어,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과 9월 남북정상회담 지원 등 큰 틀의 협치에 합의했다. 야당에서 최근 제기한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국회 논의도 본격화하게 됐다.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회동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제대로 된 협치의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는 합의문을 통해,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분기별 1회 개최하고 첫 회의를 오는 11월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체 정례화’는 청와대와 정부, 여야가 국가의 주요 사안에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협치가 정착되고 제도화할 수 있도록 잘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회동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고 지원하기로 합의한 대목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판문점선언을 국회가 비준동의 해준다면 다음달 평양 정상회담에서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합의문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선 비준동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이 “국회도 함께 방북해 남북 국회회담의 단초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한 만큼, 국회 차원의 남북 교류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남북문제에서 초당적 협력의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 대통령과 5당이 8월 임시국회에서 민생·규제혁신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한 점도 주목된다. 소상공인·자영업자·저소득층 지원 법안,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 법안 등이 포함됐는데 여야가 추가 협의를 통해 하루속히 이들 법률안의 입법에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이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한 것은 야당의 선거제도 개편 요구에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편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자유한국당도 외견상 호응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준 만큼 국회 논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협치 내각’ 구성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날 회동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좋을 것이다.

청와대 회동을 통해 문 대통령과 여야 5당이 ‘협치의 틀’을 만들고 남북관계와 민생 분야에서 대략적인 합의점을 찾은 것은 커다란 진전이다. 이제 막 협치의 싹이 튼 만큼 이를 잘 키워나가야 한다.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먼저 성심성의껏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대우해야 한다. 야당도 이번처럼 대국적 자세를 보임으로써 국민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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