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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리포트+] 전원 끄고 잤는데도 연기가 '스멀스멀'…에어컨 화재 급증, 원인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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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폭염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은 지난 22일부터 26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폭염'으로 불렸던 1994년의 24일 연속 열대야 기록을 뛰어넘었고, 여수는 29일, 대전은 27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숨 막히는 더위에 밤새 선풍기나 에어컨 틀고 자는 분들 많을 텐데요. 최근 냉방기기 사용량이 늘면서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전원을 꺼둔 에어컨에서도 불이 나고 실외기 화재도 급증하면서, 세심한 주의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에어컨 끄고 잤는데 연기가…플러그 꼭 뽑아둬야 하는 이유는?

어제(15일) 새벽,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불이 나 주민 60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집주인은 거실에 있던 스탠드형 에어컨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말했는데요. 에어컨을 틀었을 때 탄내가 나 자기 전에 에어컨을 껐지만, 불이 붙었다는 게 집주인의 설명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에서도 거실의 스탠드형 에어컨 쪽에서 난 불 때문에 방에서 자고 있던 가족 3명이 중태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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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전원이 꺼진 에어컨에 불이 붙을 수 있었을까요? 올해 발생한 에어컨 관련 화재 187건 가운데 78%는 전기적인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어컨은 전력 소비가 많은 대표적인 냉방기기입니다. 때문에 플러그가 연결된 에어컨은 본체 전원을 꺼도 다른 가전제품보다 강한 전류가 전선에 남아 있죠.

그런데 에어컨 플러그와 전기 콘센트 사이에는 먼지가 잘 쌓입니다. 남아 있던 전류가 먼지 등의 오염물질이나 습기를 만나면 열이 발생하고, 방전하면서 불꽃이 튀는 '불꽃 방전'도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남은 전류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트래킹 현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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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방재난본주 진용기 화재조사관은 S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제품의 전원을 켜지 않아도 플러그가 꽂혀 있으면 트래킹 현상으로 전류가 흘러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현상이 누적돼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한 제보자는 SBS 취재진에게 "에어컨 코드를 몇 년째 꽂고 지내왔는데 코드는 뽑아보니 연결 콘센트까지 녹아 있었다"며 "간신히 뽑았는데 너무 놀라 잠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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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나도 에어컨 켰더니 '실외기 화재'도 증가…소음 심하면 점검 필수

여름철이면 에어컨 실외기로 인한 화재도 늘어납니다. 소방청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4~2016년 사이 접수된 에어컨 화재 472건 중 63.6%에 달하는 299건이 실외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어컨 관련 화재 10건 중 6건은 실외기에서 시작되는 겁니다. 특히 실외기 화재의 절반 이상인 153건은 7~8월 사이 발생해 여름철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외기는 원래도 뜨거운 열을 내뿜는 역할을 하는 데다가 바깥에 설치돼 있어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일부 건물에서는 실외기 여러 대가 다닥다닥 붙어 설치돼 있어 그 열기는 배가 됩니다. 실제로 지난 6일에는 인천 연수구의 한 상가건물 옥상에서 불이 났는데요. 소방대원들에 의해 5분 만에 불이 꺼졌지만, 에어컨 실외기 2대가 타는 등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실외기에서 불이 시작된 이유는 다양합니다. 과열·과부하·전선 접촉 불량 등 '설치 환경'에서 문제가 있었던 사고가 29.8%로 가장 많았고, 기기 노후화에 따른 화재가 23.9%, 담배꽁초 등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13.4%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실외기 전선에 문제가 생겨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잦았는데요.

한 에어컨 설치 기사는 "실외기 전선 규격이 맞지 않아서 불이 나는 경우가 많다"며 "전선 용량이 똑같거나 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에어컨 관련 화재를 예방하려면, 에어컨을 안 쓸 때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두고 에어컨과 실외기 전원을 함께 쓰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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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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