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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성민 "'목격자', 평범하고 일상적인 게 굉장한 미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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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일상적이라는 게 '목격자'의 굉장한 미덕이 아닐까요?"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제작 AD406) 출연 배우 이성민 인터뷰가 진행됐다. 15일 개봉한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이코패스 태호(곽시양)의 살인을 목격한 순간, 그의 다음 타깃이 되어버린 목격자 상훈(이성민)의 이야기를 그린다.

'목격자'는 이성민이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첫 스릴러 주연작이다. 이성민은 평소 스릴러를 즐겨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젊을 때야 안 가리고 다 봤지만 사실 스릴러를 잘 못 본다. '추격자'도 중간중간 몇몇 장면은 제대로 잘 못 봤다. TV에서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얼굴을 가리고 본다. 중간중간에 깜짝 놀라는 게 너무 싫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민이 '목격자'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것은 바로 시나리오의 힘이었다. 그는 "시나리오가 플롯이 굉장히 탄탄했다. 영화를 하기로 하고 개연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시나리오 읽을 때는 그런 생각도 없이 쭉 따라갔다. 빨리 읽혀서 신기했다. 두 번 읽고 나니 잘 만들면 익숙하지 않은 독특한 영화가 나올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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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은 '목격자'에서 살인범 태호가 더 강렬하고 위협적으로 그려지길 바랐다고. 하지만 태호는 감독의 의도에 맞게 좀 더 일상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성민은 "저는 이 영화를 촬영했고 결과물을 볼 때 다음 컷을 아는 상황이었다. 한편으로는 '너무 안 무섭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제가 느끼지 못한 것을 관객들이 느낄지 궁금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시사회를 본 사람들이 긴장감 있게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이 내가 예상했던 포인트와는 다른 부분에서 긴장감 있게 보시더라"고 말했다.

이성민은 "한번은 집사람에게 문자로 예고편 영상을 보냈다. 거실에서 긴장하면서 답을 기다렸는데 집사람이 무섭다더라. 이게 무섭냐고 했다. 살인범이 아파트 층수를 세는 장면이 무섭다더라. 다음 날 우리 딸 애를 보여줬다. 딱 하는 말이 집에 불 들어올 때 무섭더라였다. 어쩌면 사람들이 영화를 현실에 대입해서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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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서 목격자 상훈은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도 끝까지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이 영화 속 갈등이 증폭되는 이유다. 이성민은 "상훈의 입장을 관객이 이해하게 하는 게 과제였다. 영화를 하는 모든 사람들의 숙제였을 거다. 어떤 사람은 살인 현장을 보면 그냥 신고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게 되기 어렵지 않나"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아마 아파트니까 나 아니어도 누군가 봤을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또 가족들도 생각났을 것이다. 그래서 신고를 안 하지 않았을까"라면서 영화의 주제인 '방관자 효과'를 언급했다.

영화에서 상훈은 아파트 6층에 사는 것으로 나온다. 이성민은 "실제 6층에서 보면 밖에 있는 사람 얼굴이 다 보일 정도다. 감독님이 고민해서 고른 층이었다. 범인이 상훈과 눈이 마주친 뒤 층을 세지 않나. 30층 아파트에 19층, 20층이었다면 범인도 층을 세가다 말 거다. 범인이 층을 세게 하면서도 범행 현장을 제대로 목격해야 하는 것을 계산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목격자'의 매력에 대한 질문에 "촬영지인 아파트에 가봤을 때 낡고 허름한 게 아니라 너무나 평범해서 놀랐다. 굉장히 일상적인 이야기라는 것이 제 연기적 취향과도 맞닿아 있다. 어쩌면 이 영화의 굉장한 미덕이 아닐까 싶다"면서 미소 지었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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