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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LA서 '대만 총통 들른' 빵집 체인에...중국 네티즌들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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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빵집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하나의 중국’ 갈등에 또 한번 불을 지폈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만 베이커리 전문 체인점 ‘85℃’를 방문한 일을 두고 오해가 퍼지면서 중국 본토에 600여개 지점을 둔 85℃의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논란은 12일 중남미 순방에 앞서 로스엔젤레스에 들른 차이 총통이 85℃에서 찍힌 사진 한 장 때문에 불거졌다. 사진에는 카페 마스코트인 ‘파인애플 번(bun)’ 모양의 쿠션을 들고 차이 총통이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직원이 격려차 매장을 방문한 차이 총통에게 사인을 받은 것이 거꾸로 85℃ 측이 총통에게 큰 선물을 한 것으로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을 통해 잘못 알려졌다. 이는 곧 85℃가 대만 독립을 지지한 것이라는 메시지로 와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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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018년 8월 12일 대만 베이커리 전문 체인점 ‘85℃’의 로스앤젤레스 지점을 격려차 방문했다. 이 사진은 중국 관영 매체 기사 등을 통해 85℃ 측이 대만 독립을 지지했다는 것으로 와전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 차이잉원 페이스북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85℃ 공식 웨이보 계정에 ‘불매·추방 운동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85℃는 중국에서 돈 벌면서 중국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하고 있다. 얼마나 쓸모없는 회사인가”, “여기서 케이크 안 먹어도 된다. 빵집은 많지 않느냐”는 식의 글이 잇따랐다. 중국 본토에 있는 85℃ 매장은 현재 600여곳에 이른다.

논란이 커지자 85℃ 측은 15일 웨이보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85℃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나 발언에 반대한다”며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단호하게 지지하려는 회사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은 이 성명이 85℃의 대만 공식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등 해외 계정에 올라가지 않아 충분치 않은 조처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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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2018년 8월 15일 웨이보를 통해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를 지지한다며 사과를 표명했다. /85℃ 웨이보


대만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알렉스 황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15일 성명을 통해 “문명사회에서 어떤 국제 기업에 특정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 되어선 안 된다. 당국은 시장 질서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어떠한 부적절한 행동도 비난한다”며 중국의 85℃ 압박 행태를 비난했다. 뤼슈롄 전 부총통은 “커피 1잔 마시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며 “정신착란증과 같은 행태”라고 했다.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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